[사설] 세월호 참사 국가책임 엄중히 물은 법원

[사설] 세월호 참사 국가책임 엄중히 물은 법원

입력 2018-07-19 17:56
수정 2018-07-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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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책임 인정, 끝 아니라 시작…철저한 진상규명 박차 가해야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의 과실과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은 세월호 유족 354명이 2015년 9월 “국가가 세월호 안전점검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 원인을 제공했고, 참사 발생 후 초동 대응과 현장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공동으로 유족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동안 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정 정장이 과실치사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을 받았을 뿐 해경 수뇌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런 기막힌 현실에서 나온 이번 판결은 어떤 경우에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임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계기로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다만 재판부가 유가족이 제기한 세월호 참사 대응 과정 전반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은 대부분 인정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김경일 전 123정장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만 국가책임을 인정한 이번 선고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가 ‘4·16 세월호 참사 배상 및 보상심위원회’를 통해 일부 유족에게 지급한 배상금과 위로지원금을 거부한 채 소송에 참여한 유족들이 바라는 것은 국가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낱낱이 밝혀내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인정했다고 해서 기쁘지 않고, 당연하다”며 아쉬워한 심정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4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총체적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사법부가 국가의 책임을 확인한 만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는 데 더욱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능하기 짝이 없었던 전 정부가 국민 보호 의무를 외면한 것도 모자라 잘못과 책임을 은폐하기 위해 저질렀던 온갖 술수들이 지금도 새롭게 드러나는 실정이다. 최근 공개된 국군기무사령부의 문건을 보면 기무사가 세월호 선체 인양을 반대하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심지어 희생자들을 수장시키는 방안까지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관련 진실이 어느 정도나 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와 선체조사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기 특조위는 박근혜 정부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조직적인 방해와 위법적인 강제 해산으로 진상 파악의 골든타임만 날렸다. 침몰 원인과 구조 실패의 이유, 책임 소재 규명 등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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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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