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지하상가 권리금 불허, 상인 보호책 있어야

[사설] 서울 지하상가 권리금 불허, 상인 보호책 있어야

입력 2017-06-13 22:54
수정 2017-06-1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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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시내 25개 지하상가 상점들의 임차권 거래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소유한 지하상가의 상인들은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 권리금을 받고 점포를 넘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불법 권리금 관행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이런 결정을 했지만, 상인들의 반발은 극심하다. 기존의 입주 상인들로서는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하상가 임차권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하도 상가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을 지난주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 서울시 지하상가는 사전 허가를 받으면 권리와 의무를 양도할 수 있도록 조례에 규정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개정안은 더이상 타인에게 상가를 양도할 수 없게 못박음으로써 권리금을 받고 상가 운영권을 거래하는 행위 자체에 전면 제동을 걸었다.

대부분 1970~80년대 지하철 개통기에 조성된 서울시 지하상가의 상당수는 현재 서울시 소유다. 민간 기업들이 장기간 상가로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결과다. 수십년간 상권이 형성된 강남권의 입지가 좋은 점포는 권리금만 2억~3억원에 이른다.

서울시도 이래저래 딱한 사정은 있어 보인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임차권 양도를 허용하는 것은 법령 위반이라는 정부의 유권해석이 있는 데다 감사원에서도 기존의 관련 조례를 개정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 허리에 실을 묶어 쓸 수는 없다. 개정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지하상가 점포는 모두 경쟁입찰로 새 임차인이 선정된다. 개정안대로라면 서울시내 지하상가의 2700여개 점포들은 꼼짝없이 권리금을 잃어야 한다. 당장 장사가 안돼 점포를 접고 싶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눈앞이 더 캄캄한 모양이다. 계약 기간 중 임차권 양도가 불가능해지면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해지해야 할 판이다.

30~40년간 유지된 관행이 하루아침에 뒤집히는 행정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민간에서는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돼 권리금이 폭넓게 인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떤 명분에서였든 자영업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졸속행정이어서는 곤란하다. 서울시로서는 더 미루기 난감한 해결과제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준비 기간을 주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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