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 학제 개편론이 주목받는 까닭

[사설] 안철수 학제 개편론이 주목받는 까닭

입력 2017-02-07 22:38
수정 2017-02-0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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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대론 안 된다는 위기감 반영… 4차 산업혁명 대비 공약 고심해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그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로 여론의 입길에 뜨겁게 오르내리고 있다. 일찍이 자칭타칭 대선 후보지만 이런 주목을 받기는 근래에 처음이다. 안 전 대표는 교육부 폐지론과 학제 개편안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누가 봐도 개혁 수준인 제언에 시선이 확 쏠린 까닭은 간단하다. 학부모든 아니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육 현실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의 교육부 폐지론은 사실 느닷없는 게 아니다. 교육부가 예산을 틀어쥐고 대학의 자율을 방해하고, 각종 교육 정책을 일방통제할 때마다 그런 주장을 폈다. 중요한 사실은 그의 제언이 여론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이다. 최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설문조사를 했더니 국민의 70%가 교육부를 폐지 또는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위기감의 방증이다.

안 전 대표의 학제 개편안은 그런 측면에서 여론을 환기시킬 만하다.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의 기존 학제를 유치원 2년, 초등 5년, 중학 5년, 진로탐색 학교 2년의 2-5-5-2 체제를 도입하자는 것이 골자다. 만 3세부터 시작하는 유치원 교육을 아예 공교육의 범주에 넣겠다는 발상이다. 대학 진학 전 2년을 진로탐색이나 직업학교 과정으로 둬서 오로지 대입을 위해 논스톱 경쟁하는 구도를 깨겠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지 않다.

물론 현실로 옮기는 데는 난관이 많다. 교육부 폐지론에 대해서도 다분히 포퓰리즘을 염두에 둔 발상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다. 그런 평가 속에서도 안 전 대표의 학제 개편안을 많은 이들이 눈여겨보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학벌주의와 사교육 병폐가 국가적 고질로 꼽힌 지 오래다. 대선이 코앞에 닥쳤는데 이를 개혁할 선 굵은 청사진을 제시하는 후보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사교육을 전면 폐지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인상적인 정도다. 인문학 교육을 확대하고, 수능 정시 비중을 높이고, 특목·자사고를 폐지하자는 공약들도 모두 의미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은 단편적인 정책과 일부 기능을 손질하는 정도로는 미래형 교육을 말할 수가 없다. 유치원 입학과 동시에 명문대 진학이 목표이며, 꿈나무들의 장래 희망이 너나없이 공무원이고, 노후 자금은 십원 한 장 저축하지 못하면서 자녀의 학원비에 주머니를 털어 넣는 현실에서는 국가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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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선 주자도 이런 절박한 사정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내실과 구체성을 확보한 교육개혁 공약은 시시한 열 가지 공약보다 훨씬 더 위력이 크다. 입으로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자고 하지 말고 교육 혁신이 기대되는 공약을 더 왕성하게 제시해 보이라. 표심만 낚고 보겠다는 얕은 계산은 학부모와 국민이 먼저 알아본다.
2017-02-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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