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박 탈당, 건전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야

[사설] 비박 탈당, 건전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야

입력 2016-12-21 22:38
수정 2016-12-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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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만 바꾸는 ‘신장개업’ 정치 안 돼… 뼈를 깎는 자성으로 환골탈태해야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3명이 어제 집단 탈당을 결의했다. 비박계가 예고한 대로 오는 27일 탈당을 결행할 경우 보수를 표방한 집권당이 분열하면서 국회는 28년 만에 4당 체제로 재편된다. 당 내부에서 당권을 탈환해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 틀어지면서 결국 신당 창당의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여당의 분당 사태는 결국 집권당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비박계 탈당의 핵심 원인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있고 그 근원적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하지만 친위대를 자처하며 권력을 향유해 온 친박계가 공동 책임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박근혜 정권의 집권 세력으로 헌법을 유린하고 국가 통치 시스템을 망가뜨린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보란 듯이 촛불 민심을 조롱하며 계파 이익을 최우선시했던 친박계의 정치 행태에 국민은 분노했다. ‘이게 나라냐’는 국민의 분노 속에 이미 친박·비박계의 결별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비박계가 어제 밝힌 탈당의 변은 이렇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보수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의 정치를 세우겠다는 것이 비박계의 출사표인 것이다. 비박계는 1차 탈당 의원만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2차 탈당으로 세를 불리면서 제3지대에서 중도·보수 연합을 모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조만간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신당에 합류해 유승민 의원 등과 경쟁하면서 세 확장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많다.

새누리당의 분당은 싫건 좋건 우리 정치권에 파문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내년 조기 대선을 겨냥한 정계 개편이 현실화된다는 의미가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때맞춰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새누리당 분당과 함께 정치판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그렇다고 친박계와 결별을 선언한 비박계가 탈당으로 면죄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집권당의 일원으로서 국정을 이 지경으로 망가뜨린 책임을 분명하게 국민 앞에 밝히는 것이 도리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그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탈당과 신당 창당 역시 정치공학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수적 우위를 통한 패권주의적 정치 행태로 지탄을 받고 있는 친박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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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를 철회한 여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리려면 말로만 환골탈태를 외쳐선 안 된다. 과거 정치권의 행태처럼 문패만 갈아 달고 ‘신장개업’을 한다고 해서 국민이 손뼉을 치지 않는다. 뼈를 깎는 자성 없이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마음으로 탈당을 결행했다면 국민을 두 번 속이는 행위라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2016-12-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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