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머니의 눈물에 답하라

[사설] 어머니의 눈물에 답하라

입력 2016-06-01 22:48
수정 2016-06-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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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의역 사고 이후 보여준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측의 행태는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부모가 자식의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19세 청춘이 비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컵라면조차 편히 먹을 시간이 없이 허둥지둥 일해야만 했던 청년의 죽음을 놓고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을 말 없는 사자(死者)에게 떠넘겼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도 하지 않고 사자의 과실만을 부각하는 것은 무책임하고도 몰염치한 작태다. 서울 시민의 안전은 본인 스스로 책임지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숨진 청년의 어머니는 “아이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과실이라니 억울하고 원통하다”며 목놓아 울었다고 한다. 서울메트로 측이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사고 원인을 서둘러 ‘본인 부주의’로 몰고 가니 부모로서는 억장이 무너졌을 법도 하다. 사실 서울메트로는 그 이전의 스크린도어 작업 중 발생한 3건의 사망사고 원인도 모두 작업자의 부주의로 몰았다. 사고 원인을 진단한 뒤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숨진 이들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는 게 이제 고질병이 됐다. 안전사고가 반복된 연유다.

안전 업무의 ‘외주화’도 한 원인이다. 외주업체에 일을 맡기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원청업체가 관리감독마저 뒷짐 지는 것은 분명히 문제다. 이번 일만 해도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측에, 서울메트로는 하청업체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나 현장을 방문하는 등 뒷북을 치고 다닌 것도 다 “내 소관이 아니다”는 의식에서 나온 것 아니겠는가. 박 시장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서울 시민의 안전을 무한 책임져야 하는 이는 다름 아닌 자신이다. 박 시장은 서울메트로가 외주업체에 연 9%가 넘는 고수익과 최대 22년의 독점사업권을 보장하는 특혜성 계약을 맺은 부분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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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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