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성범죄 이 정도 시늉으로 해결되겠나

[사설] 학교 성범죄 이 정도 시늉으로 해결되겠나

입력 2015-08-05 23:34
수정 2015-08-0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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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성 추문으로 교단 안팎이 연일 충격에 휩싸였다. 교장과 교사 등 5명이 여교사, 여학생 등 140여명을 지속적으로 성희롱·성추행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여전히 경악스럽다. 수업 시간에 딸 같은 여학생들에게 원조교제를 하자고 한 교사에다 “대학 못 가면 모조리 사창가로 보내겠다”고 막말한 교사도 있었다고 한다. 수십 명이 지켜보는 교단에서 그런 폭언을 내뱉을 수 있었다니 굳이 조사로 더 밝히지 않아도 여학생들이 성범죄에 얼마나 위태롭게 방치됐을지 짐작이 된다. 어린 딸을 학교 울타리 안에 맡겨야 하는 부모들로서는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어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학교 성범죄 피해자가 직접 휴대전화나 개인용 컴퓨터로 교육부에 신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신문고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학내 성범죄 피해 신고가 학교장이나 일선 교육청을 거치면서 축소·은폐되는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앞서 교육부는 그제 이달 중 전국의 모든 교원에게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 정도 시늉으로 해결될 일이라면 학부모들은 지금 걱정도 안 한다. 이번 사건만 해도 성범죄 민원을 접수한 서울시교육청 감사팀이 공평무사한 감사를 벌이지 않았다는 의혹이 짙다.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모자라 교사가 패륜 범죄를 저지른다고 접어 줄 국민이 있겠는가.

교육 당국의 처방이 이게 전부여서는 땜질 뒷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학교 성범죄는 심각한 지경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성추행, 성희롱과 연루돼 징계된 전국 초·중·고 교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35명이다.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닷새에 한 번꼴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얘기다. 이미 올 상반기에 지난 한 해 동안 징계된 40건에 육박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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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의 추태를 번번이 어물쩍 넘기면서 학생들에게는 인성교육을 하겠다고 매를 드는 교육정책이 낯 뜨겁다. 학교 성범죄는 아동 성범죄만큼 흉포한 사안으로 엄단해야 한다. 밖으로 새나갈까봐 교장이 먼저 쉬쉬해서 어린 피해자를 더 멍들이는 솜방망이 징계 제도를 교육부는 이번에 작정하고 손봐야 한다. 문제의 교사는 즉각 이름을 공개하고 교단 밖으로 영구 퇴출하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 관할 교육청에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 자체 감독을 강화하는 선진국도 있다고 한다. 모든 방안에 귀를 열어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꼭 찾아야 한다.

2015-08-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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