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쪽 쇄신’ 딱지 뗄 소통 역량 보여야

[사설] ‘반쪽 쇄신’ 딱지 뗄 소통 역량 보여야

구본영 기자
입력 2015-02-17 22:26
수정 2015-02-1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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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년차 박근혜 정부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그제 이완구 국무총리가 국회 인준투표 관문을 어렵사리 넘은 데 이어 어제 장관 4명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하면서다. 여권이 새 진용 구축으로 난기류에 빠져든 정국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다행이겠지만 걱정스러운 대목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이 총리의 도덕적 흠결도 문제이거니와 개각 내용도 국민을 감동시키기엔 미흡해 보인다. 향후 국정 개혁에 성공하려면 ‘반쪽 쇄신’이란 딱지를 떼낼 소통 역량부터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지난해 청와대 비선 문건 파동 이후 박근혜 정부가 큰 위기를 맞은 건 주지의 사실이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정 동력마저 약화되면서다. 진영 논리에 찌들어 정권의 추락을 바라는 인사들은 제쳐 두더라도 다수 국민들은 확실한 인적 쇄신으로 현 정부가 심기일전하기를 바란 이유다. 하지만 이번 총리 임명과 개각 내용은 그런 국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 총리만 해도 자격 검증 과정에서 병역이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하지 않았는가. 유일호·유기준 두 친박계 의원을 각각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징발한 개각으로 국민의 감동을 끌어내 국정 동력을 배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청문회 통과가 관건인 개각은 그렇다 치더라도 후속 청와대 인사만큼은 국정 쇄신의 모멘텀을 주는 데 방점을 찍기 바란다.

그런 맥락에서 비서실장 인사가 요체다. 국민 통합과 소통에 기여할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현 정부 들어 여당 대표, 총리,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여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는 손꼽을 정도였다. 그나마 김기춘 실장 취임 이후엔 여당 대표 요청으로 딱 한 번 열린 게 다라니 공무원연금과 개헌, 복지와 증세 등 사안마다 당정 간 엇박자가 빚어진 게 아닌가. 더군다나 이제 본격 착수해야 할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은 갈등 조정이 전제돼야만 가능한 난제들이다. 하나같이 기득권층이나 야권은 물론 온 국민을 상대로 설득하고 소통해도 될까 말까 한 일들이란 얘기다. 여야나 국민 각계와 두루 소통하는 가교역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청와대 진용이 짜여야 한다.

우리는 임기 중반에 접어든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에도 일대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이는 박 대통령이 신임 총리와 머잖아 임명될 새 비서실장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하겠다. 인준 과정에서 야권의 반대와 부정적 여론이라는 허들을 넘느라 적잖은 내상을 입은 이 총리가 대통령에 대한 직언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박 대통령은 어제 “당·정·청 간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총리가 참여하는 고위 당정협의회도 활성화해 달라”고 했다. 당·정·청 정책 조율 과정에서 이 총리의 구심점 역할을 주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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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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