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일방적 한·미·일 MD 압박 바람직하지 않다

[사설] 美, 일방적 한·미·일 MD 압박 바람직하지 않다

입력 2014-12-11 00:00
수정 2014-12-1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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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하원 군사위원회가 엊그제 한·미·일 3각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국방수권법안(H R 3979)을 확정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이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미·일 동맹이 주도하는 MD 체계에 적극적으로 편입, 연동시켜야 한다는 오바마 행정부와 견해가 같아 미국의 최종 결정이나 다름없다. 국방수권법안은 지난 5월 하원을 통과한 법안 내용을 그대로 반영해 “국방장관은 한·미·일 3국 미사일 방어협력 강화 방안을 평가해 이를 법안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상·하원 군사위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3국 간 미사일 협력은 동북아 역내(域內)에서 미국의 동맹 안보를 강화하고 역내 전진 배치된 미군과 미국 본토의 방위 능력을 증강시킨다는 논리다. 미 의회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MD 체계에 한국을 편입시키려는 차원을 넘어 국방 예산 감축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더 많은 안보 부담을 지우겠다는 의미가 있다. 군산(軍産)복합체의 영향권에 있는 미 의회가 한·미 무기 시스템의 호환성 등을 앞세워 미국산 무기 구입을 요구할 게 뻔하다.

무엇보다 MD 핵심 무기체계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내 배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시아 재균형’의 전략을 짜 놓은 미국이 동북아에서 중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해 MD 체계를 도입하려 한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사드와 함께 운용되는 X밴드 레이더는 반경 1800㎞ 내의 작은 금속 물체까지도 식별이 가능하다. 베이징 인근의 수도권은 물론 중국의 모든 군사시설이 미군의 손바닥 위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반발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MD 운용의 핵심이 상호 통합 운용에 있는 만큼 한·미·일 군사정보 교류 등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전시작전권 재환수 연기 결정 당시 나돌던 사드의 한국 내 배치라는 빅딜설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3국 간 MD 시스템 구축을 주창해 온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은 1990년대 말 부시 정권 때부터 한국에 MD 가입을 집요하게 압박해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때 이 요구를 거절했다가 부시 대통령에게 공개 석상에서 ‘디스 맨’(이 사람)으로 불리며 굴욕을 당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는 물론 친미적인 이명박 정부조차 미국의 MD 가입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의 국익이 심각하게 손상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국방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일대에 군비경쟁으로 인한 신냉전 국면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의 경제보복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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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하는 박근혜 정부의 목표와도 정반대의 길이다. 한·미 동맹 강화라는 이름으로 미국이 MD 편입을 요구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체화되고 있는 미·일 동맹 체제에 한국을 하부 동맹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동북아 패권을 통해 국익 극대화를 노리는 미·일의 이해를 위해 한국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힘의 논리다. 정부는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

2014-12-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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