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 식구 감싸기’ 벗어나야 할 공무원연금 개혁

[사설] ‘제 식구 감싸기’ 벗어나야 할 공무원연금 개혁

입력 2014-08-21 00:00
수정 2014-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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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가 그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안건조차 올리지 못한 채 밀려났다. 새누리당의 당안이 정리되지 않아 미루자고 했다는 게 알려진 내용이다. 세월호특별법과 민생 법안을 처리한 뒤 연금 개혁안을 다루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한다. 여당이 그동안 공적연금개혁분과를 만들어 개혁안을 준비해 왔고,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발의를 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선뜻 수긍이 안 간다. 연금개혁안을 다루려던 첫 자리가 무산돼 자칫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날 개혁안 논의가 미뤄진 가장 큰 이유는 새누리당이 공무원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그제 새누리당을 찾아 정책협의회를 마련하고 공개토론회 개최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연금 수령액이 최대 20% 준다는 연금 개혁안이 나오면서 명예 퇴직자가 급증하는 등 공무원 조직이 불안해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은 미뤄선 안 될 절체절명의 과제다. 누적 적자가 9조 8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올해 세금으로 메워야 할 적자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도입 50여년이 지나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서 수입·지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재정 부담은 불 보듯 뻔하다. 이대로 놔두면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는 53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역대 정부에서 빠짐없이 추진했었다. 1995년 첫 개혁 논의 이후 보험료율을 7%로 인상하고, 신규 공무원의 경우 지급 시기도 60세에서 65세로 올렸다. 하지만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애초에 마련한 개혁안은 후퇴했었다. 적자 전액을 국가에서 보전하는가 하면 기존 가입자의 지급 시기는 60세로 그대로 두었다. 야무진 개혁을 이뤄내지 못해 연금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온 것이다. 그동안 관가에서 주도한 ‘셀프 개혁’이 개악됐다는 지적이 이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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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혁은 2009년 개정 이후 5년 만에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해가 갈수록 누적되는 적자를 세금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 언제까지 수수방관할 수도, 세금으로 메워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외부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 이 때문이다. 정치권이 ‘핑퐁 게임’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곳간에 곡식이 많으면 나눠 배불리 먹으면 된다. 하지만 한 해에 세금으로 메우는 돈이 무려 2조원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연금 지급액을 낮추되 퇴직금을 올리는 식이어서도 안 된다. 이는 돌려막는 임시변통일 뿐이다.

2014-08-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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