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넘쳐나는 ‘베이비 박스’ 복지 시대 허상이다

[사설] 넘쳐나는 ‘베이비 박스’ 복지 시대 허상이다

입력 2013-11-30 00:00
수정 2013-11-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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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면서 서울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베이비 박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길거리에 버리는 대신 안전하게 놓고 가도록 서울시의 한 교회의 목사가 고심 끝에 만든 것이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들은 구청을 통해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를 거쳐 보육시설로 넘겨진다. 문제는 서울시내 보육시설의 여건이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서울시내 보육시설 33곳의 정원은 3700여명이다. 현재 수용된 인원은 2900명이니 숫자상으로는 더 아이들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간과 돌보는 인력 등의 부족으로 사실상 아이들을 다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해 서울시 아동복지센터에 들어온 아이들은 69명으로 올해 204명으로 늘었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져 이곳에 온 아기가 지난해 57명에서 190명으로 3.5배 가까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베이비 박스에 아기들을 버리는, 무책임하고 반인륜적인 이들이 해마다 증가한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세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보육시설도 사실상 포화상태여서 여차하면 아이들을 더 수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100조원 예산의 복지시대’의 그늘을 보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베이비 박스가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이곳에 아이들을 놓고 간다고 한다. 특히 출생 신고를 의무화한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신분 노출을 꺼리는 미혼모들이 이곳에 아이들을 놓고 가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서울시가 보육시설에 책정된 예산 500억~600억원이 부족해 올해 18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이유다.

까닭에 유기 아동을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닌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 정부도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실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우리 사회가 다 함께 나서야 할 일이다. 부모의 경제력과 관계없이 0~5세 무상보육과 초·중·고교생 무상급식을 하는 마당에 누구보다 더욱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을 복지의 사각지대에 둘 수는 없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가여운 아이들을 사회마저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지자체와 정부에만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종교단체를 비롯해 시민들도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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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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