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이석기 체포동의’ 적극 나서라

[사설] 국회, ‘이석기 체포동의’ 적극 나서라

입력 2013-09-02 00:00
수정 201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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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빠르면 오늘 중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오늘부터 정기국회가 열린다. 민주당도 장외투쟁과는 별개로 정기국회에는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간의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문제는 몰라도 이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의사 일정만은 여야가 최우선 의제로 올려 체포동의안을 하루빨리 처리하기 바란다.

새누리당이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는 것은 이번 일이 국기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뜻일 것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내란 음모 사건은 별개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통해 진보당과는 ‘한통속’이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야권 연대를 통해 진보당 ‘친북세력’의 국회 진입을 도왔다는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국정원 개혁 투쟁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국민정서와 한참 거리가 먼 진보당과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이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날조와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납득하지 못하는 이들은 국민이다. “이번 사건은 국정원의 진보당원 거액 매수와 정당 사찰에 의한 조작이고 날조”라는 진보당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시대착오적’인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진보의 가치를 눈곱만큼이라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더 이상 시대 퇴행의 반(反)진보 그림자를 늘어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의원을 무작정 비호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끝내 신뢰의 위기를 자초한다면 진보당은 존재의 기반마저 위태로울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어제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언급했듯 국민은 헌법 밖의 진보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것은 진보의 적이기 때문이다.

당리당략에 얽매일 사안이 아니다. 이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와 함께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3명으로도 체포동의안 단독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헌(國憲)을 문란케 하는 엄중한 사안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적극적인 역할이 긴요하다.

2013-09-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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