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기초자치’ 정당공천 배제 식언말라

[사설] 여야 ‘기초자치’ 정당공천 배제 식언말라

입력 2013-03-21 00:00
수정 2013-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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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잠잠했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찬반 논란 속에 미로를 헤매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심사위원회가 4·24 재·보궐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최고위원회가 하루 만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야권 또한 껄끄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법 개정 의사를 밝히면서도 정작 재·보선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대선 과정에서 여야 모두 다짐한 대국민 공약이다. 정당공천제는 지자체별 책임정치 구현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구태정치의 표본으로 만만찮은 폐해를 낳아온 게 사실이다. 중앙당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기초자치’ 선거에서 사실상 공천권을 행사하는 한 지방자치의 근간인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은 기대하기 어렵다. 생활정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돼 눈치만 보게 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 몫이다. 정당공천 폐지 땐 지역 토호세력이 발호할 것이라는 해묵은 반론도 물론 없지 않다. 그러나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것이기에 정치개혁의 최대 이슈가 되고 대선공약으로까지 삼은 것 아닌가. 이제 와서 정당공천 배제가 개혁인지 개악인지 검증된 바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기초선거’ 무공천 실험이 이처럼 꼬이는 것은 결국 정치 쇄신보다는 선거 득실이라는 잿밥에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당한 견해라고 본다. 여야는 선거공학을 떠나 정치개혁의 큰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의원 선거에서 중앙당이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도록 정한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에 아직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여야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4·24 재·보선 공천 배제 카드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정치쇄신 논의의 물꼬를 튼 만큼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민주당 또한 대선 후 몇달이 지나도록 변변한 정치쇄신안 하나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당공천제 폐지를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재·보선 기초단체장·의원 후보자 정당공천 배제를 정치 개혁의 첫 무대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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