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불거진 BBK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라

[사설] 다시 불거진 BBK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라

입력 2012-03-13 00:00
수정 2012-03-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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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불거졌던 BBK 주가조작 사건 및 실소유주 논란이 5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는 최근 수감 중인 김경준 BBK 대표의 육성을 통해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김씨의 ‘기획 입국’은 대통합민주신당 측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박근혜 후보 측에서 요청했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당시 접촉했던 인물로 이혜훈 의원을 실명으로 지목했고, 이 의원은 즉각 그런 사실을 부인했다. 김씨는 또 당시 검찰이 한나라당 측의 입국 개입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민주당 측 인사들을 대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5년 전에 검찰이 수사해서 결과를 발표했고, 이후 특검까지 끝난 사안이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는 것은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근 기획 입국 관련 서신이 조작됐다는 김씨의 고소와 관련해 다시 수사에 착수했다. 이 기회에 김씨의 추가 주장 부분들까지 함께 조사할 필요가 있다. 나꼼수에서 방송되는 내용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괴담’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누군가 목적을 갖고, 조직적으로 나꼼수 측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런 정보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선택되거나 가공되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4·11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후보자 공천 때문에 극심한 내부 혼선을 겪고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여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국의 탈북자 송환과 대북 정책, 복지 정책과 예산 배분 등을 놓고 치열한 이념적·정책적 대결을 벌이는 국면이다. 그런 상황에서 소모적일 수밖에 없는 BBK 논란이 선거판을 흔드는 것은 매우 비생산적이고, 유쾌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두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폭로한 ‘김대업 사건’이 정국을 휩쓸면서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규명도 없이 선거가 끝나 버렸던 전례가 있다. 그 당시의 상황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BBK와 관련된 의혹들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12-03-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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