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심유죄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 지나치다

[사설] 1심유죄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 지나치다

입력 2012-01-19 00:00
수정 2012-01-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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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측근인 임종석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486’ 정치인인 임 전 의원은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정치인 중의 한 사람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임 전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1억 4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가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은 했지만 이 형이 확정되면 10년간 공직선거에 나설 수 없게 된다. 다른 것도 아니고 서민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비리 저축은행 관련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인사에게 중책을 맡긴 것을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 대표는 임 전 의원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표적수사’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당 대표 경선 때에도 임 전 의원의 억울함을 벗겨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에 못지않게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임 전 의원의 정치적 감각을 높이 샀을 수도 있다. 물론 한 대표가 임 전 의원에 대해 갖고 있는 신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언급하고 싶진 않지만, 한 대표의 뜻과는 관계없이 국민에게는 ‘오만’으로 비쳐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 임 전 의원이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법부에 대한 은근한 압력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기대했던 한 대표의 첫 작품은 새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신선하다기보다는 체한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한 대표가 대표 수락연설에서 밝힌 대로 이 것이 “국민이 원하는 혁신과 변화”인지 곱씹어 볼 일이다.

임 전 의원의 사무총장 기용을 두고 “한나라당은 운도 참 좋다.”는 시중의 여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변한 게 아무 것도 없는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지적 또한 아프게 새겨야 한다. 새 정치는 현란한 수사(修辭)나 의욕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국민을 감동시킬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말로 임 전 의원이 억울하다면 그가 법정에서 당당하게 소명하고 밝힐 일이다. 한 대표가 풀어줄 일도 아니며, 결코 풀어주지도 못한다. 오히려 ‘오기정치’로 보일 수 있을 뿐이다. 민심은 항상 변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2012-01-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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