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남갈등 부추기는 북 조문압박 안된다

[사설] 남남갈등 부추기는 북 조문압박 안된다

입력 2011-12-24 00:00
수정 2011-12-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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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전달한 조의와 제한적 조문 허용에 대한 북측의 초기 대응이 다소 우려스럽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조의 방문을 희망하는 남조선의 모든 조의 대표단과 조문사절을 동포애의 정으로 정중히 받아들이고 개성 육로와 항공로를 열어놓는 조치를 취했다.”면서 “남조선 당국 자신도 응당한 예의를 갖춰야 하며, 남조선 당국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북남관계가 풀릴 수도, 완전히 끝장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예상했던 대로 북한은 여러 방향으로 활용이 가능한 카드를 우리 쪽에 던졌다. 남북관계는 물론 남한 내부와 주변국 등 국제사회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단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게만 조문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이 조문단을 구성해 방북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정부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 유연성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은 내달 초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표명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새 집권층은 새로운 남북관계 전략을 세우면서 한반도 정세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현 조문 정국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북측에 관계 개선 내지는 확대의 손길을 내미는 상황 때문에 북측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고 오판하기 쉽다. 또 남한을 배제하고 다른 나라들과 협상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이나 안보적인 차원에서 북한의 궁극적인 파트너는 결국 남한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현재의 조문 정국에서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희호 여사 조문단에 정부 고위 당국자를 포함시키는 등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북측과의 소통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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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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