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FTA 처리 언제까지 미룰 참인가

[사설] 한·미 FTA 처리 언제까지 미룰 참인가

입력 2011-10-31 00:00
수정 2011-10-3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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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하는 게 마냥 늦어지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공언했던 10월 말 비준안 처리는 말할 것도 없고, 이러다가는 18대 국회 내에 과연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한나라당과 야당, 정부는 어제 오후 국회에서 한·미 FTA 핵심쟁점인 투자자 국가소송제(ISD)를 놓고 끝장토론을 할 예정이었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어제 회동을 했지만 ISD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ISD는 상대국에 투자한 기업이 상대국의 정책 변화로 손해를 입었을 때 투자유치국의 국내 법원이 아닌 제3국의 중재기구에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는 제도다.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상사분쟁재판소(ICSID)에 제소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아무래도 미국 측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이 하는 걱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노무현 정부가 체결한 한·미 FTA 원안에도 ISD는 포함돼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지금에 와서 ISD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궁색해 보인다. ISD는 다른 나라와 체결한 FTA에도 포함된 일반적인 조항이라는 게 한나라당과 정부의 설명이다. ISD를 폐기하려면 미국과 재재협상을 해야 하지만 미국 상·하원은 이미 지난 12일 비준안 처리를 마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1일 서명함으로써 비준 절차를 완전히 끝냈다. 구조적으로 재재협상을 하기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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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꼬인 것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영향이 크다. 패배한 한나라당은 무기력해졌고, 야권후보의 승리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의 반(反) FTA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여당의 모습이라고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 한나라당이나, 서울시장 보선에서의 승리를 이유로 노무현 정부 때 이뤄졌던 한·미 FTA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민주당이나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여야가 합의로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는 게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다면 표결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FTA 비준안 처리를 마냥 늦출 수는 없는 것이다.

2011-10-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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