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3.4% 국회 2.9% 신뢰도 직시해야

[사설] 청와대 3.4% 국회 2.9% 신뢰도 직시해야

입력 2011-05-06 00:00
수정 2011-05-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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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믿는 국민은 100명 중 3명, 국회를 믿는 사람은 채 3명이 안 된다고 한다. 특임장관실이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가장 신뢰받는 집단을 묻는 질문에 3.4%만이 ‘청와대’라고 응답했다. 각각 2.9%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국회’ ‘경찰’과 함께 신뢰도가 가장 낮은 기관이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 사람이라도 믿는 사람이 있다는 게 놀랍다는 반어적 표현도 나온다.

지도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시적인 감정의 표현이 아니다. 그동안 쌓이고 쌓인 구조적인 불신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최근 은행에 맡긴 돈에도 격과 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국민은 내가 선 자리가, 미래가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불안에 직면하고 있다. 아무도 믿지 못할 상황이다. 정부는 ‘공정한 사회’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데도 말이다. 구호만 요란했지 승자독식이 더욱 기승을 떨친다. 서민과 약자의 피부에 와 닿는 불이익은 도저히 발을 뺄 수 없는 뻘처럼 끈끈하다. 신뢰란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다. 청와대도, 국회도, 경찰도 국민의 신뢰 없이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지금부터라도 신뢰를 되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관행이라는 말로 부정에 눈감는 일은 없어야 한다. 뻔한 거짓말을 되풀이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선 안 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조사 결과 80%의 대다수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에 만족하려는 국민들을 더 이상 실망시켜선 안 된다. 신뢰의 출발점은 기본이다.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노력은 꾸준하고 치열해야 한다.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신뢰란 결코 한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2011-05-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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