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교평준화 여부 시·도 위임 옳은 일이다

[사설] 고교평준화 여부 시·도 위임 옳은 일이다

입력 2011-02-15 00:00
수정 2011-02-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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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고교 평준화 제도를 도입하려면 해당 지역 주민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은 뒤 각 시·도 의회가 조례로 정해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어제 밝혔다. 우리는 고교 평준화 도입 권한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서 각 시·도 의회로 넘긴 것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전국에 고교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이 혼재한 현실에서 주민 의견에 따라 지방의회가 도입에 결정권을 갖는 것은 지방교육 자치라는 측면에서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의 시행령 개정이 경기·강원도 교육청이 추진하는 고교 평준화 도입과 맞물려 마찰음을 빚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와 강원도 교육청은 2012학년도에 각각 3개시에서 고교 평준화를 시행하려고 준비해 왔다. 그래서 지난달 교과부에 ‘지정 신청’을 냈지만 준비 부족이란 이유로 반려된 바 있다. 이에 경기도 교육청이 최근 부령 개정을 다시 신청해 놓은 상태이지만, 정부가 입법예고하는 대로 시행령이 개정되면 부령은 효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새 시행령이 발효되면 두 교육청이 내년부터 고교 평준화를 시행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 갈 개연성이 커졌다.

두 교육청이 고교 평준화를 도입하려는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도의 광명·안산·의정부에서는 찬성률이 74.5~78.3%에 이르렀고, 강원도의 춘천·강릉·원주 세 도시에서도 각각 70%를 웃돌았다. 6곳 모두 개정되는 시행령에서 정한 ‘주민 3분의2 이상의 찬성’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년에 당장 고교 평준화를 도입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다음 해에는 새 시행령 기준으로 도입이 가능해진다. 그런데도 서둘러 시행령을 바꾸려고 하기에, 항간에는 교과부가 시행령을 개정하는 까닭이 진보 교육감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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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방향이 옳더라도 이를 적절한 시기에 내놓지 못해 여론의 역풍을 맞는다면 자칫 실패로 끝나기 십상이다. 고교 평준화 도입 결정권을 지방의회에 이양하는 이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경기·강원도 교육청과 불필요한 갈등을 증폭시키는 빌미가 되지 않도록 교과부가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

2011-02-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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