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공무원 채용 면접 매뉴얼 제대로 지켜라

[사설] 지방공무원 채용 면접 매뉴얼 제대로 지켜라

입력 2010-07-29 00:00
수정 2010-07-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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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을 뒤흔든 황당한 질문이 공무원 채용 면접장에서 나왔다. 경남도의 신규 공무원(8·9급) 채용 과정에서 한 면접관이 응시자에게 “이명박 대통령과 김두관 경남지사 중 누가 더 정치를 잘하나”라고 물었다고 한다. 면접으로 공무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보겠다는 건지, 정치 감각과 성향을 파악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논란은 한 면접관의 엉뚱한 질문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4대강 살리기 반대 등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김두관 도지사의 행보와 맞물려 자칫 경남도가 공무원들에게 은연중 ‘줄세우기’ 하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면접관 개인의 자질 문제를 떠나 그런 사람을 면접관으로 위촉한 경남도까지 한심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경남도는 이 면접관이 외부인사인지 내부인사인지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면접관으로 위촉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향후 정치 성향이 배제된 인물을 면접관으로 위촉하면 된다는 것이다. 만약 그 면접관이 내부 인물이라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혹여 면접관이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색깔을 강요하는 내부 공무원이었다면 더욱 걱정스럽다.

현재 중앙 공무원 채용시 이뤄지는 면접은 ‘구조화된 면접’이다. 응시자들의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역량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질문의 틀이 5개 항목으로 짜여진 ‘공무원 평정요소’라는 매뉴얼이 있다. 지방공무원도 중앙부처 공무원에 준해 이 매뉴얼을 갖고 면접을 치른다고 한다. 면접관에게는 이 매뉴얼과 함께 인격적 모독을 주는 질문 등을 피하도록 당부도 하고 있다. 경남도처럼 면접관의 돌출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2010-07-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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