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高 틈탄 해외씀씀이 걱정된다

[사설] 원高 틈탄 해외씀씀이 걱정된다

입력 2005-05-02 00:00
수정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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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후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해외 여행자들의 씀씀이도 헤퍼지고 있어 걱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해외 출국자 수는 전년동기보다 14.6% 증가했는데, 여행비 지출액은 25억 8000만달러로 22.7% 늘었다고 한다. 물론 달러화의 약세로 해외에서 원화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진 이유도 있으나 국내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고려한다면 여행자 개개인의 절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우리 경제의 효자라고 할 수 있는 수출기업들은 지금 원화절상에다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교역환경을 맞아 세계시장에서 힘겹게 경쟁하고 있다. 기업들은 죽기 살기로 외화벌이에 나서는데 한 쪽에서는 흥청망청 써댄다면 결국은 나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해외 여행·관광과 유학 등 소비성 해외지출액이 17조원이나 되고, 여행·관광수지 적자만 4조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해외여행자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28만원을 쓰고,1억원 이상 고소득자들은 214만원을 썼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우리는 지난해에 수출 2500억달러를 달성하고 30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며, 외환보유고도 2200억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이를 믿고 긴장이 풀어지면 안 된다. 국내에는 관광·레저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글로벌 시대에 해외 여행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으나, 돈 있는 사람들은 나라경제를 생각하며 자제와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 올해 우리의 대내외적 경제여건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7년 전 혹독하게 겪은 외환위기를 두고두고 거울로 삼아야 한다.
2005-05-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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