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동 창문을 열며] 낯 뜨거운 서울시의 새 브랜드

[김욱동 창문을 열며] 낯 뜨거운 서울시의 새 브랜드

입력 2015-11-08 18:18
수정 2015-11-08 2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김욱동 UNIST 초빙교수
김욱동 UNIST 초빙교수
교통이 혼잡한 곳에는 으레 교통 신호판이 있어 보행자와 차량, 차량과 차량의 혼란을 막는다. 가령 건널목에서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차량이나 보행자는 멈춰 서고 파란불이 들어오면 다시 가던 길을 간다. 만약 이런 신호 체계가 없다면 도시는 차량과 보행자가 서로 뒤얽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언어에서는 이런 신호 체계를 ‘문법’이라고 부른다. 문법이란 특정한 언어 공동체에 속한 구성원이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요 규칙이다. 만약 구성원이 언어적 약속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마치 교통 신호를 위반한 것처럼 의사 소통에서 여러 가지 혼란이 야기된다.

최근 서울시에서 새로 만들어 낸 ‘I. SEOUL. U’라는 영문 구호를 보면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든다. 지난 13년 동안 사용해 오던 공식 도시 브랜드 ‘하이 서울’(Hi Seoul)을 버리고 그 대신 채택한 것이 바로 ‘아이 서울 유’다. 굳이 번역하자면 ‘나는 너를 서울한다’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SEOUL’이라는 고유명사를 동사로 사용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안성맞춤’처럼 고유명사를 보통명사로 사용하는 경우는 더러 있어도 동사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경우도 ‘맞춤’이라는 낱말과 함께 사용해야 제대로 의미가 통한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시의 새 브랜드가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나는 너를 부산한다’느니 ‘나는 너를 인천한다’느니 하는 패러디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영어 ‘I’와 ‘SEOUL’ 다음에 마침표가 찍혀 있어 SEOUL을 동사로 보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 브랜드의 제작자는 “I 옆의 붉은 점은 열정을, U 옆의 푸른 점은 여유를 상징한다”며 서로 대비되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서울을 사이에 두고 공존하는 것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표어나 광고 문안에서는 낱말과 낱말 사이에 마침표나 쉼표를 찍어 의미를 강조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영어 구호보다는 덜하지만 영문 구호 밑에 적혀 있는 ‘나와 너의 서울’이라는 구호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영어 같은 서양어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어에서도 1인칭과 2인칭 대명사를 함께 사용할 때는 ‘나’보다는 ‘너’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언어적 관습이다. 영어에서는 ‘you and me’라고 하고, 일본어에서도 ‘기미토보쿠’(君と僕)라고 한다. “나 혼자 걸어가면 쓸쓸한 길도 / 둘이서 걸어가면 외롭지 않아” 남진이 불러 히트한 대중가요의 제목도 바로 ‘나와 너’가 아닌 ‘너와 나’다. 그러므로 ‘나와 너의 서울’보다는 ‘너와 나의 서울’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일찍이 미국의 뉴욕 주는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는 구호로 이미지 개선은 물론 경제적으로 엄청난 효과를 얻었다. 도시 브랜드의 원조라고 할 이 슬로건은 ‘사랑한다’는 동사 대신에 하트 모양의 아이콘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의미를 더욱 부각시켰다. 1970년대 중반 뉴욕 주 무역부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 광고 캠페인을 처음 사용했다. 그런데 짤막한 이 도시 브랜드 덕분에 1년 뒤 뉴욕시의 관광 수입이 무려 1억 4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비용 대비 네 배의 이익을 올린 셈이다. 우리도 문법에 맞지도 않고 누가 봐도 어색한 새 브랜드 대신에 차라리 ‘나는 서울을 사랑한다’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 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영문 간판이나 유적 안내문 때문에 낯이 뜨거운데 서울시의 이 새로운 브랜드까지 나와 더욱 민망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만약 서울시가 여론을 무시한 채 이 새 브랜드 사용을 강행한다면 서울의 이미지는 아마 한순간에 추락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신 또한 크게 실추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왕 서울시 브랜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만약 내가 서울시 구호를 만든다면 ‘SEOULFULLY YOURS’라고 할 것이다. 영어 Seoul은 영혼을 뜻하는 영어 Soul과 발음이 같은 동음이의어다. ‘SEOULFULLY YOURS’와 ‘SOULFULLY YOURS’는 의미는 서로 다르지만 발음에서는 그야말로 영혼의 동반자처럼 일치한다. 천년 고도 서울과 영혼을 함께한다는 구호보다 더 좋은 브랜드가 어디 있겠는가.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서울시의회 이영남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구 제1선거구)이 22일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역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설치 사업은 총 63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에스컬레이터 2대를 신설한 프로젝트다. 2025년 3월 첫 삽을 뜬 이후 지장물 이설, 임시보행로 및 차수벽 조성, 기존 구조물 철거 및 신규 구조물 축조, 건축 마감에 이르기까지 제반 공정을 차근차근 거쳐 이날 최종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의원은 “제기동역 1번 출입구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 오늘 결실을 맺게 됐다”며 “특히 어르신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제기동역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기까지 공사 과정에서 시민들의 불편도 적지 않았지만, 서울교통공사와 시공사, 관계자들이 노력해 개통까지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2015-11-0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