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내각제 개헌 반대한다/이종락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내각제 개헌 반대한다/이종락 정치부장

이종락 기자
입력 2017-01-12 18:14
수정 2017-01-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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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락 논설위원
이종락 논설위원
정치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과 함께 개헌이 논의되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정식 가동 중이다.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 중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외의 대선 주자들도 개헌의 필요성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대선 시기에 따른 변화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19대 대선은 캠페인 기간 내내 개헌이 주요 이슈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한 각 정당과 대선 주자들의 입장이 다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기자는 내각제 개헌을 반대한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넘게 도쿄 특파원을 거치며 “우리나라에서 내각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소신을 갖게 됐다. 내각제의 기본은 타협의 정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권은 좌우 대립이 너무 심하다.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내각제는 의석수 20~30%를 차지한 소수 정당이 캐스팅보트(의사결정권)를 쥔다. 그래서 항상 정권이 흔들린다. 실제 기자가 일본에 있는 동안 자민당과 민주당 정권은 수시로 총리가 바뀌었다. 자민당의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총리는 물론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간 나오토, 노다 요시히코 총리 등이 1년을 못 채우거나 1년 남짓 관저에 머물렀다. 2년 넘게 장기 집권 중인 아베 신조 총리처럼 총리가 힘을 가지려면 집권당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을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 자민당은 12일 현재 중의원 291석(총 475석), 참의원 121석(총 242석)을 차지하고 있다. 공명당 등과 함께 개헌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특정 정치 세력에 힘을 몰아주는 ‘몰빵 정치’를 싫어하는 우리 국민들이 아베 자민당처럼 한 당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은 적다.

의원내각제는 총리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장·차관을 국회의원들이 도맡는다. 그렇지 않아도 국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들이 장·차관까지 다 차지한다면 국민적 반발이 거세질 것이다. 장관에 오르는 걸 평생 꿈으로 여기는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장관을 할 수 없는 내각제 개헌이 유력해지면 조직적인 반발에 나설 것이 뻔하다.

내각제를 부르짖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독일식 내각제를 선호한다. 독일 의회는 일본과 달리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시행하기에 앞서 후임 총리를 사전에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정부의 퇴진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에 의해 행해지는 파괴적 불신임권 행사를 막기 위한 제도다. 후임이 정해져 있어 연방 의회가 내각을 불신임해도 바로 차기 정부가 들어선다. 총선거를 보통 국회의원 임기 4년 종료 때에만 실시함으로써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독일식 내각제 신봉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 현실은 독일과 다르다. 후임 총리를 사전에 정해 놓으면 야당은 어떻게든 총리를 흔들어 현 총리를 하루빨리 하야시킬 방안만 강구할 것이다. 결국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두 명의 총리가 국정을 운영해 5년 대통령제보다 더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질 게 분명하다.

우리 정당사처럼 지역 패권을 기반으로 한 1990년 3당 합당과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등의 연대에 부정적 시각도 엄존하는 게 현실이다. 내각제가 자력으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대선 주자들과 정치인들이 권력을 거머쥐기 위한 ‘꼼수’로 비쳐지는 이유다. 내각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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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lee@seoul.co.kr
2017-01-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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