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심심할 권리, 멍 때릴 권리/황수정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심심할 권리, 멍 때릴 권리/황수정 문화부장

입력 2014-11-21 00:00
수정 2014-11-2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황수정 논설위원
황수정 논설위원
경기도 버스 안에는 텔레비전이 붙어 있다. 하루 평균 423만명이 그 버스들에 설치된 TV를 본다는 집계를 본 적 있다. 그러나 그건 온전한 진실이 아니다. 승객들은 TV를 보고 싶어 보는 게 아니라 보기를 ‘강요’당한다. 앞뒤 출입구와 운전석 뒤까지, 어디 한번 안 볼 재간 있거든 해 보라는 태세로 TV 화면들이 버티고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강렬한 전자파의 자극을 무시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대면하는 화면에는 역시나, 쓴 입맛이 다셔진다. 온라인 화제 영상, 공중파에서 방영된 오락 프로그램 재탕 장면 등이 맥락 없이 스팟 광고처럼 스쳐가기를 무한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승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 화면에 의미 있는 시선을 던지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눈먼 예산을 얼마나 밀어넣었을까, 어쩌자고 저런 요령부득의 아이디어를 냈을까. 경기도의 의도는 앞으로도 계속 궁금할 것 같다.

경기도의 씀씀이를 타박하자고 꺼낸 얘기는 아니다. 잠시 잠깐이라도 머릿속을 비워 내고 싶을 때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다. 그래서 작정하고 휴대전화를 무음 모드로 돌려놨을 때라면 경기도 버스는 ‘최악’이다.

얼마 전 서울시청 앞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려 화제였다. 백주대로 옆 잔디밭에 매트를 깔고 앉아 누가 더 멍해질 수 있는지를 겨룬 별난 게임이었다. 최연소 참가자였던 9세 꼬마의 압도적인 승리는 어쩌면 당연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모양의 트로피를 받아든 꼬마는 “힘들 때면 저절로 멍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 시대 평균치의 성인들이라면 힘들고 복잡한 일 앞에서 머리가 비워지지 않는다. 속도전에 과잉 노출된 우리에게 뇌의 여백을 조절하는 기능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회를 제안한 30대 예술가는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다가 뇌가 피곤해져 자신도 모르게 멍해지는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말했다. 그러나 수정돼야 할 얘기다. 스마트폰을 떼어 놓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언제부턴가 멍해질 여유 자체가 없다. 24시간 분초를 다퉈 제 존재를 확인시키는 스마트폰의 위력에 멍해질 수 있는 자기조절 능력을 빼앗겼다.

뾰족한 대안이 없음에도 그런 위기를 경고하는 책들은 쉼 없이 쏟아져 나온다. 경고의 요지는 한결같다. 지나친 휴대전화 사용으로 뇌가 고주파 신호 자극에 노출되면 전두엽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전두엽의 발달이 누구보다 중요한 청소년들에게 그 치명성이란 새삼 말할 것도 없다.

모두가 얼마나 ‘멍 때리기’에 갈증나 있는지는 텔레비전 앞에서 확인된다. 요즘 한창 인기몰이 중인 tvN의 화제작 ‘삼시세끼’는 심심함이 최고의 미덕으로 연결된 프로그램이다. 고정 출연 배우 이서진은 시골집 마당에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달걀을 부쳐 먹고, 텃밭에다 푸성귀를 가꾸고, 거친 밥상을 차린다. 속도전에 가담하지 않아도 탈없이 세상을 살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위안을 찾는다. 수다 없이 심심하고 느린 화면 앞에서 모처럼 멍 때릴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이다.

우리 뇌는 무언가를 생각할 때 1초에 10만 회의 화학작용을 한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1분만 들여다봐도 뇌가 600만 회의 노동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순간에도 노트북 옆의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들어오고 뉴스 속보가 날아온다.

심심해지고 싶다. 당장 내일이라도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 버스에서 TV가 치워졌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위성찬 서울시의원, ‘2026 서울 워터 잡페어’ 참석

서울시의회 위성찬 의원(국민의힘, 비례)이 지난 9월 30일 양재 aT센터를 찾아 ‘2026 서울 워터 잡페어’ 행사장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서 위 의원은 현장에 참석한 물산업 관계자들과 청년 구직자들을 만나 다양한 애로사항 및 의견을 경청했다. 현장 부스를 둘러본 위 의원은 “이번 박람회는 구인난을 겪는 물산업 기업에는 우수 인재를 만날 기회를, 구직자에게는 생생한 채용 정보와 직무 기회를 제공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올해 첫 행사를 계기로 향후 행사 기간을 늘리고 참여기업을 확대해, 구직자와 기업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채용 플랫폼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산업은 시민의 생명과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 기반산업이자 미래 성장을 이끌 첨단 산업”이라며 “물산업에 우수한 청년 인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그 인재가 다시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위 의원은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으로서 워터 잡페어가 내실 있게 확대되고, 물산업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2026 서울 워터 잡페어’는 올해 첫선을 보인 맞춤형
thumbnail - 위성찬 서울시의원, ‘2026 서울 워터 잡페어’ 참석

sjh@seoul.co.kr
2014-11-21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