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과 ‘시험’은 가까이 있다. 비슷한 일들을 가리키는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헷갈리기도 할 텐데, 대부분 적절하게 사용한다. 단지 ‘실험’과 ‘시험’이 어떻게 다른지 말하는 게 쉽지 않을 뿐이다.
‘실험’은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를 대상으로 한다. 특정 물질에 불이 붙는지 안 붙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실험’이 된다. 불이 붙는 물질인지 완전하지 않은 것이다. ‘화학 실험’은 화학 이론이나 가설을 실제로 구현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실험’이다. 이론은 아직 검증된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실험’은 완전한지 검증하는 단계다.
‘시험’은 이미 검증된 것을 대상으로 한다. 이론이나 능력이 완전하다는 게 전제된다. ‘시험 운전’이라고 한다. 자동차의 성능은 이미 갖춰진 상태인 것이다. ‘국어 시험’에서 ‘시험’은 국어 지식이나 능력을 평가하는 일이다. ‘시험’은 습득 정도와 숙련도, 성능 같은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된다. 이것은 수치화되기도 한다.
독성 여부를 알아보는 일은 ‘독성 실험’이다.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것은 ‘독성 시험’이 된다. 시험은 실험 그다음 단계의 일이다.
남녘의 국어사전에는 ‘핵실험’만, 북녘의 국어사전에는 ‘핵시험’만 표제어로 올라 있다. 남과 북은 일상에서도 이렇게 표현한다. 남북의 언어가 달라져서가 아니다. ‘실험’으로 볼 것인지, ‘시험’으로 볼 것인지의 차이다.
이경우 어문팀장
‘시험’은 이미 검증된 것을 대상으로 한다. 이론이나 능력이 완전하다는 게 전제된다. ‘시험 운전’이라고 한다. 자동차의 성능은 이미 갖춰진 상태인 것이다. ‘국어 시험’에서 ‘시험’은 국어 지식이나 능력을 평가하는 일이다. ‘시험’은 습득 정도와 숙련도, 성능 같은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된다. 이것은 수치화되기도 한다.
독성 여부를 알아보는 일은 ‘독성 실험’이다.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것은 ‘독성 시험’이 된다. 시험은 실험 그다음 단계의 일이다.
남녘의 국어사전에는 ‘핵실험’만, 북녘의 국어사전에는 ‘핵시험’만 표제어로 올라 있다. 남과 북은 일상에서도 이렇게 표현한다. 남북의 언어가 달라져서가 아니다. ‘실험’으로 볼 것인지, ‘시험’으로 볼 것인지의 차이다.
2017-09-0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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