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칼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들/심의실장

[임창용 칼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들/심의실장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21-09-08 20:36
수정 2021-09-09 02: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임창용 심의실장
임창용 심의실장
‘미국의 최대 강점인 민주주의가 와해되고 있다.´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등을 저술한 석학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2019년 출간한 책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에서 내놓은 진단이다. 미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중국의 도전이나 기후변화 등이 아닌 민주주의 붕괴를 거론한 것이다. 세계 최강 미국의 오늘이 탄탄한 민주주의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확 잡아끄는 진단이 아닐 수 없다.

그가 꼽는 민주주의 위협의 첫 번째 요인은 의회에서 정치적 타협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민주·공화 양당 사이는 물론이고 정당 내 급진파와 온건파 사이에서 타협 결렬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14~2016년 의회는 최근 미국 역사에서 가장 적은 수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예산 채택 불발로 연방 정부 셧다운이 초래되기도 했다.

필리버스터와 토론종결권의 남용이 극심해진 것도 타협 악화의 대표적 사례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전까지 220여년간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 중 상원에서 필리버스터에 의해 저지된 사례는 68명에 불과했다. 한데 2008년 이후 4년 동안에만 필리버스터를 통해 오바마가 지명한 인사들 중 79명이 낙마했다. 결국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토론종결의 요건에서 ‘압도적 다수’의 찬성을 폐지해 버렸다. 연방 대법원판사의 경우만 이 조건을 유지시켰다. 다수세력의 독주를 견제할 소수의 견제 권한인 필리버스터가 크게 약화된 것이다.

민주주의 위협의 또 다른 요인은 가속화하는 양극화다. 다이아몬드는 미국 전체가 양극화하고, 정치적 타협이 불가능한 것 같다고 지적한다. 대도시와 해안지방은 온통 민주당 지지 일색이고 중부와 농촌지역은 압도적으로 공화당 강세인 데다 양 진영의 이념적 동질화와 극단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극화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대중화로 비대면 환경이 활성화해 정치집단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더 확산한다고 꼬집는다.

분명 미국에 대한 이야기인데 책을 읽다 보면 다이아몬드가 한국의 현실을 진단한 게 아닌가 하는 착각에 자꾸 빠져든다. 정치적 타협의 실종,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 유명무실해진 인사청문회, 진영논리와 극단주의 심화 등등. 우리 국회에서 정치적 타협은 이미 희귀종이 됐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180여석을 차지한 거대 범여권 출범 후 쟁점 법안이 여야 합의로 원만히 처리되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지난해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부터 최근의 사립학교법과 기후대응법 개정안, ‘언론징벌법’이라 비판받는 언론중재법 개정안까지 대부분의 쟁점 법안들이 거대 여당에 의해 군사작전하듯이 처리됐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가장 존중돼야 할 국회에서 반민주적 행태가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주요 공직자를 검증하는 국회 인사청문회도 사실상 무력화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김부겸 국무총리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고, 전관예우 등을 들어 야당이 강력 반대한 김오수 검찰총장도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후보자 임명 강행 사례는 장관급만 33명에 이른다. 노무현(3명)·이명박(17명)·박근혜(10명) 정부와 비교할 때 ‘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 게 결코 과하지 않다.

정치적 타협이 사라지면 어떤 단계로 우리 정치와 사회가 움직일까. 결국 반대편을 말살하는 목표를 향하게 되고 독재의 길로 접어드는 수순으로 간다는 게 다이아몬드의 분석이다. 여기에 양극화와 극단화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는 것이다.

김용일 서울시의원 “북가좌동 3-191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김용일 서울시의원(국민의힘·서대문구4)은 지난 6일 열린 ‘2026년 제2차 서울시 주택재개발사업 후보지 선정위원회’ 결과, 북가좌동 3-191번지 일대(77,001.2㎡)가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두 지역은 노후 건축물과 반지하 주택이 밀집해 정비가 필요한 곳으로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더해져 후보지 선정의 결실을 얻었으며 향후 정비사업을 통해 기반시설 확충 및 주거환경 개선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선정된 이들 후보지에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2.0’이 적용돼 통상 5년 이상 소요되던 정비구역 지정 기간이 2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서대문구는 올해 하반기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용역에 착수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구역은 후보지 선정과 허가구역 지정 절차를 동시에 추진해 투기 유입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6년 5월 19일부터 2027년 8월 30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거지역 6㎡, 상업·공업지역 15㎡를 초과하는 토지의 소유권·지상권 이전 또는 설정 계약을 체결할 경우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실거주·실경영 등 허가 목적에 맞게
thumbnail - 김용일 서울시의원 “북가좌동 3-191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설마 민주주의가 정착한 미국이나 한국에서 군부독재 같은 체제가 들어설 수 있을까. 터무니없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가능하다는 게 다아이몬드의 분석이다. 칠레나 인도네시아 등 적지 않은 국가들이 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독재국가로 전락하기도 했다. 강력한 민주주의 전통이 있는 미국은 다를 것이란 이견이 많지만, 자유로운 총기 휴대와 심화된 개인의 폭력성, 양극화 심화 등이 미국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고 두 차례의 군부 쿠데타의 기억이 생생한 한국에선? 민주화운동 세력이 집권한 시대에 살면서 민주주의를 걱정해야 하는 역설이 착잡하다.
2021-09-0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