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껍데기는 가라/정형근 정원여중 교사

[옴부즈맨 칼럼] 껍데기는 가라/정형근 정원여중 교사

입력 2015-03-31 18:12
수정 2015-03-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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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한 논술대회의 논술문을 채점한 적이 있다. 논제는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내면적 만족으로부터 오는 것인가’였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것은 1000편이 넘는 논술문 중에서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보장해 준다’는 식으로 쓴 학생이 채 10명이 되지 않았던 점이다. 다음날 나는 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손을 들어 보라고 했다.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행복은 물질적 풍요가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정형근 서울 정원여중 교사
정형근 서울 정원여중 교사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내가 당시 받았던 충격은 답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대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답변과 솔직한 대화에서 드러난 답변이 정반대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적은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점수를 얻어 상을 받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글을 꾸역꾸역 써 냈던 것이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그 누구도 지침을 내리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9퍼센트의 학생들은 채점자들이 그 답을 원할 것이라 예상하고 그리 썼던 것이다. 자신의 생각보다는 채점자가 또는 남이 자신의 글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던 것이다.

서울신문의 3월 기획기사 ‘신평판사회’를 읽으면서 불현듯 예전의 그 일이 떠올랐다. 기사의 분석처럼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꽤 많은 사람들이 알맹이가 아닌 껍데기를 붙잡고 살고 있다. 내면적 만족을 추구하는 삶이 아닌 남의 눈에 그럴듯하게 보이는 학벌, 인맥, 직업 등 외면적 ‘껍데기’를 숭배하는 사회가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서울신문의 기획 기사는 허울과 허식의 껍데기를 벗고 진심과 열정이 인정받는 ‘알맹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번 기획 기사를 보면서 올해 들어 서울신문이 대한민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신평판사회’ 기획 시리즈가 연초의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처럼 좀 더 심층적으로 다루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 ‘공무원 연금’, ‘미대사 습격 사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등 워낙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가 많아서 그런지 이번 기획 기사가 한두어 차례 건너뛴 것도 아쉽다. 더불어 이 기획 기사를 3월이 아닌 중고등학교 입시철이 가까운 10월이나 11월에 내보냈다면 보다 반향이 컸을 것이다.

이제 4월이다. 시인 신동엽은 ‘껍데기는 가라’에서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다. 이 시에서 시인은 민족의 단결을 방해하는 것을 ‘껍데기’로 표현했다. 문학작품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 ‘껍데기’는 ‘알맹이’가 드러나지 못하게 방해하고, ‘알맹이’가 아니면서 ‘알맹이’인 척하는 허울과 기만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시인의 외침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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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이의안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구3)이 서울시의회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회 간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마가렛 비즐리(Margaret Beazley) NSW주 총독과의 공식 면담 자리에 함께했다. 이번 자리는 지난 1996년 양 의회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교류를 시작한 이래 다져온 긴밀한 우호 협력의 성과를 확인하고, 두 지역 간의 친선 관계를 한 단계 더욱 확장·발전시키는 뜻깊은 계기로 마련됐다. 면담에서 이 의원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지역사회와 의정 활동에서 어떤 역할과 활동이 중요한지에 대해 질문하며, 현장 중심 리더십의 방향성을 짚었다. 이에 대해 마가렛 비즐리 NSW주 주총독은 “주민과의 긴밀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답하며 “시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은 어느 나라든 정치를 지탱하는 공통분모(Common Denominator)”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주총독의 답변에 공감하며 “정치는 어느 나라든 주민이 가장 중요하며, 시민을 향한 책임과 소통이 의정 활동의 본질임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이번 NSW주 주총독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통찰을 바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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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 시대의 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껍데기를 붙잡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껍데기가 아무리 건강에 좋고 맛이 있어도 고깃집에 고기를 먹으러 가지 껍데기를 먹으러 가지는 않는다. 껍데기는 껍데기일 뿐 껍데기가 알맹이가 될 수는 없다. 이제는 껍데기를 벗겨 내고 알맹이를 붙잡아야 한다. 나는 그것이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임을 믿는다.
2015-04-0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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