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산고 기사회생, 자사고 폐지 무리수에 제동 건 교육부

[사설]상산고 기사회생, 자사고 폐지 무리수에 제동 건 교육부

입력 2019-07-26 16:46
수정 2019-07-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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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어제 전북교육청이 내린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상산고는 지난달 재지정평가에서 전북교육청의 기준점인 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아 지정 취소 위기에 처했다. 교육부는 부동의 이유에 대해 “전북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지표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고, 평가 적정성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방식과 결과를 두고 전북교육청과 상산고가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교육부가 학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교육부는 경기 안산동산고에 대해선 위법성과 부당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했다.

자사고 설립 취지에 위배되는 학교를 솎아내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교육당국이 마땅히 해야 할 업무다. 그러나 진보 성향의 시도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멋대로 평가기준을 좌지우지한다면 누가 결과에 승복하고, 교육정책을 신뢰하겠나. 전북교육청은 다른 시도와 달리 재지정 기준 점수를 교육부 권고보다 10점 높게 설정했고,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는 상산고에도 관련 평가지표를 막무가내로 반영하는 무리수를 뒀다. 전북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자사고의 상징적 존재인 상산고를 어떻게든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전북교육감의 편협한 의지가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문제는 교육부의 이런 결정이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논란을 가열시킬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전북교육청은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고, 안산동산고도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전교조 등 진보교육단체들은 교육부가 “공교육을 포기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가 상산고의 지정 취소에 부동의한 배경에 여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반발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마당이다. 서울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내린 8개 학교에 대해 교육부가 8월초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 자사고를 둘러싼 혼란과 분열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진보 시도교육감과 진보 교육단체들은 자사고 논란을 종식할 해법으로 일반고 일괄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하는 것은 오히려 일부 자사고의 위상만 높인다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7일 자사고 폐지 여부를 국민 공론화에 부치자는 제안도 내놨다. 하지만 교육부는 내년까지 재지정 평가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엇박자를 내는 사이,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만 가중되니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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