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여성정치교육, 왜 해야 하는가/주선미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교수

[시론] 여성정치교육, 왜 해야 하는가/주선미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교수

입력 2014-07-15 00:00
수정 2014-07-1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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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미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교수
주선미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교수
6·4 지방선거 결과 여성정치 부문에 소중한 진전이 있었다. 역대 처음으로 여성후보자와 여성당선인 비율이 각각 20%를 상회한 것이다. 부산과 대구에서는 첫 3선 여성구청장이 탄생했으며, 서울시 최초로 강남구와 송파구 여성구청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은 저조하다. 19대 국회의 여성국회의원 비율은 15.7%로 189개국 중 91위다. 여성의원 재선비율도 전체 평균의 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번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여성 후보자는 전체 55명 중 9명으로 15개 선거구 가운데 단 4곳에서만 출마할 뿐이다. 이와 같은 현실은 여성의 정치적 역량 확충을 위해 여성 정치교육이 보다 더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여성 정치교육은 선거연수원, 여성가족부 등 공적기관, 정당, 여성단체 및 일부 대학 등에서 주로 이뤄져 왔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여성 정치교육에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우선 교육목표를 설정할 때 ‘비판 대 수용’의 균형을 꾀해야 한다. 학습자들이 정치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비판하는 것 못지않게 상호 간 합의 도출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대상에 있어서도 ‘여성정치엘리트 대 일반여성’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그동안은 여성의 정치적 저대표성 극복이라는 절박함으로 엘리트 교육에 치중한 면이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양성평등 정치문화 구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재정운영 측면에서도 ‘비용투입 대비 교육효과’ 입증의 모호성을 극복해야 한다. 단순히 피교육생의 양적 증가와 내용의 질적 수준을 강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성과가 현실 정치에 얼마나 잘 반영됐는가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런 내재적 딜레마들 간 조화를 위해 여성 정치교육은 목적, 대상과 방법 등이 총체적 차원에서 정교하게 설계돼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교육 전반에 걸쳐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중복 또는 누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교육의 효과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나라는 여성 정치교육을 체계적·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관들 간 협업체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관련 교육기관들이 소속 경계와 정파성 및 이해관계를 넘어 여성정책 결정과 여성 정치교육에 건설적으로 참여하는 과정과 구조를 구축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때는 반드시 이념적 중립성에 최대한 부합하는 기관이 중심이 돼야 한다. 국가기관인 독일 연방정치교육원이 300여개의 교육기관과 정당관련 재단, 학교, 노조, 시민단체들과 연계를 맺으며 자율적으로 교육이 이뤄지도록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예다.

우선 시급한 것은 교육기관들에 대한 정부 지원의 확충이다. 국가부채 급증과 저성장시대 진입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 하지만 외부 지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교육 성격상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하기에도 한계가 많다. 예산 부족은 단기적 일회성 프로그램으로 끝나게 해 심화학습이나 재교육으로 발전하기 어렵게 만든다. 교육내용이 일관성을 유지하며 유기적으로 구성되기 위해서는 재정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 민간의 자발적 기금 조성을 통해 시민교육을 시작한 미국의 교육단체들도 과정 운영에 대한 간섭 없이 정부로부터 적지 않은 규모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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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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