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용되는 “대한민국 ○○○대상”/전기성 한양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 조례클리닉센터장

[기고] 남용되는 “대한민국 ○○○대상”/전기성 한양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 조례클리닉센터장

입력 2014-04-23 00:00
수정 2014-04-2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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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4 지방선거에 나선 예비 후보들의 경력란에 ‘대한민국 000대상’을 받았다는 내용을 흔히 볼 수 있다. 국회의원에 수여된 ‘대한민국 000대상’은 27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게 수여된 ‘대한민국 000大賞’은 60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마치 국가기관에 의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최고의 상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민간단체인 사단법인이거나 주식회사 또는 임의단체들에 의해 수여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민간단체가 자의적으로 평가하고 국가 소유인 국호(國號)를 민간단체가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상호의 경우라면 상표법 위반에 해당할 것이나 국호는 등기대상이 아니라 제재가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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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성 한양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 조례클리닉센터장
전기성 한양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 조례클리닉센터장
이처럼 민간단체가 상의 명칭을 단체 이름을 쓰지 않고 ‘대한민국 000대상’을 쓰는 이유는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 행사로 과장하려는 의도가 그 첫 번째다. 즉 시상자(단체)의 명칭만으로는 국민의 시선을 끌기 부족하기에 ‘대한민국’과 ‘대상’을 써서 국가적, 공공행사로 보이려는 것이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과 선출직인 지방의원 등에게 상을 수여하려면 의정활동을 평가할 월등한 능력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의 명칭에 시상자의 이름을 당당하게 넣어야 한다. 그럼에도 시상자가 스스로의 명칭이 아닌 ‘대한민국’의 명칭을 무단 차용하는 것은 심하게는 도용이라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상을 수여해 격려하려는 순수한 의미는 이미 상실됐다고 볼 수 있다. 오직 홍보 효과와 경제적 이익을 취하겠다는 얄퍅한 상술만 물씬 풍긴다. ‘노벨문학상’을 ‘노르웨이 문학대상’으로 하지 않아도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노벨상의 심사방법이 공정하고 부상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000대상’에 부상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남용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호 사용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가칭 ‘대한민국 국호 사용에 관한 법률’ 제정을 제안해 본다. 즉 국호는 국가기관이 직접 시행하거나 국가기관이 민간기관에 위탁해 시행하는 경우에만 사용하고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준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이미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이상 사용치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서울특별시 문화상’ 등을 시상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시민상 운영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경우를 참고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사단법인이나 민간단체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나 입법평가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시상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의장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다. 즉 사단법인의 경우 정관 목적에 ‘국회의원의 의정평가’를 포함하고 평가기준과 방법, 평가인력, 상의 명칭을 제시하면서 국회의장에게 승인을 요청하고 승인을 받은 경우에 시행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경우에는 내용에 따라 해당부처 장관 또는 광역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는 것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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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판단이 올바를 때 대한민국이 바로 서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도록 6·4 지방선거전에 과대포장된 각종 상의 명칭을 정리하길 바란다.

2014-04-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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