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방선거제도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지방선거제도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4-01-07 00:00
수정 2014-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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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특별시·광역시의 기초의회 폐지, 자치단체장의 3선 불허 등을 제안함으로써 지방자치제도 개혁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다. 그동안 정치권이 주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만을 놓고 갑론을박을 해서 매우 유감이었는데 새누리당이 현행 자치제도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매우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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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실 기초의회 폐지는 2009년 여야가 합의한 사항이었으나 2010년 일부 야당 의원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입법에 실패했다. 그동안 기초의회가 유명무실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도의 경우 도시, 농촌, 어촌 등이 있어서 기초의회가 지역 특성에 적합한 자치를 추구하지만 특별시·광역시의 경우 기초자치단위의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기초의회를 별도로 두지 않고 광역의회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따라서 기초의회를 폐지하는 대신 광역의회의 의원 수를 늘려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제안한 광역-기초단체장의 3선 불허 방침은 단체장이 최장 12년까지 재임하는 경우 개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막강해져 권력 남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나온 방안이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현행 직선제가 많은 문제점(낮은 투표율, 선행기호 후보의 높은 당선 확률로 인한 ‘로또식’ 선거, 후보 난립, 잦은 선거비리, 보수-진보단체의 선거 개입으로 인한 교육현장의 정치화 등)을 안고 있어서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시도지사 후보가 교육감 후보를 미리 선언하는 동반후보제, 임명제, 직선제 중에서 시·도 광역의회가 선택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이러한 지방자치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려는 술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과연 정당공천제 폐지가 올바른 개혁 방안인가. 비록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높고, 또 대선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을 훼손하면서 폐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2003년 헌재가 정당표방 금지를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은 기초의회선거에서 정당의 역할을 인정한 것으로 정당공천 폐지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경우 유권자들이 기초의회 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1번과 2번 후보를 여당과 야당 후보로 간주하여 1, 2번 후보의 당선 확률이 매우 높은 ‘로또식’ 선거가 되기 때문에 심각한 대표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동일정당에서 수많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또 정당표방제를 악용하는 다양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정당공천제의 폐해가 있다면 공천제를 개선해야지 이를 폐기하는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다. 그리고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경우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근거가 없어지므로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기초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든다. 2006년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도입 후 여성의원 비율이 5%에서 14%까지 증가하였으나 30%가 넘는 유럽에 비해 여전히 적은 편인데 이것마저 줄어들게 된다. 기초의회의 경우 육아, 교육, 복지 등이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여성의원이 많이 필요하므로 오히려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서 여성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 결국 대선 공약을 지키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지만 정당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은 더 높은 정치적 가치이므로 정당공천제는 유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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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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