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점학교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제언/홍원표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

[기고] 거점학교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제언/홍원표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

입력 2013-09-12 00:00
수정 2013-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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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
홍원표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
지금 일반고는 상당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이전 정권의 고교 다양화 정책이 다소 인위적으로 추진되면서, 상대적으로 여건이 불리한 일반고의 교육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올해 초부터 일반고의 슬럼화 현상에 대한 언론 보도가 줄을 잇게 되었고, 정책 당국자들은 고교 교육의 거의 70%를 차지하는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고심해 왔다.

얼마 전에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의 고심을 종합해 ‘일반고 점프 업(Jump Up)’ 방안을 발표했다. 일반고 교육과정의 다양화, 직업교육 기회의 확대,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 지원 등을 통해 일반고를 살리자는 것이다. 특히 교육과정 거점학교는 음악, 미술, 체육 등 일반고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교육과정 다양화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 나가는 경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일반고 교육과정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 개인에 따라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신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교들은 오로지 문과와 이과라는 획일적인 신발만을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학생들이 자신의 발을 신발에 맞추다 보니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거나 자신의 진로를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각 학교의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학생들의 다양한 수준과 관심, 진로 계획 등을 담아낼 수 있도록 단위학교의 교육과정을 충분히 다양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그리 녹록한 과제가 아니다. 현 대입 제도 하에서 문과·이과의 구분을 벗어나는 것은 상당한 모험일 뿐만 아니라 필요한 시설이나 교원, 기자재를 확보하는 것도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거점학교는 일반 고등학교들이 역할 분담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함께 극복해 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직업교육이나 예·체능교육을 받고 싶거나 제2외국어, 과학 등에 관심이 있는 (대개 소수의) 학생들을 학교 내에서 모두 수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영역별로 거점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간 역할 분담을 통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자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거점학교는 특혜를 받는다기보다는 희생을 감내한다고 보는 것이 좀 더 타당할 것이다. 어느 학교나 다른 학교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거점학교의 혜택이 개별 학교나 학생들에게만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거점학교는 본교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 학교는 물론이고 서울시 전 지역에서 학생이 희망하면 다닐 수 있다. 따라서, 거점학교는 가급적 많은 학교의,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영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거점학교가 학생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양질의 시설과 교육과정, 강사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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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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