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급한 보육정책, 정치가 문제다/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기고] 시급한 보육정책, 정치가 문제다/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입력 2013-08-12 00:00
수정 201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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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스웨덴은 아동수당 지급을 도입한 지 올해로 6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축제를 열었다. ‘정년이 된 활발한 아동수당’이란 제목하에 현재 보수 연립정부를 책임지는 온건당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와 이를 65년 전 도입한 사민당 대표들이 앞장선 이 행사에서는 가족과 아동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이어졌다.

부대행사로 열린 세미나에선 ‘아동수당을 포함한 정부의 현금지원정책이 유자녀 가족경제에 미친 영향과 그 의의’에 관한 정부보고서가 여론을 집중시켰다. 이것이 오늘날 복지국가 스웨덴의 발전된 정치와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보육지원정책은 괄목할 만한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이전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만 보육료를 지원하던 것이 2012년에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0~2세에 대한 보편적 무상보육제도로 확대됐고, 올 3월부터는 이를 5세까지 확대했다. 이에 더해 어린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양육수당을 지원하는 현금지원정책 역시 급속히 발전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보육 예산도 2008년에 비해 무려 3배나 급증했다. 얼핏 보면 스웨덴보다 더 일관적이며 보편성을 지닌 정책이다. 스웨덴은 정액아동수당이라는 보편적 수단과 아울러 소득에 비례하는 선별적 지원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으로 시작된 보육정책의 확대·강화가 ‘빛 좋은 개살구’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재정에 대한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고 이를 지방정부에 전가하고 있다. 제대로 실행해 보기도 전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으로 자칫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원대상 확대에 따른 수요는 급증하는 데 반해 20%에 불과한 국가보조금 때문에 가장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정치권은 이런 지방정부의 재정위기를 외면한 채 서울은 현행 20%에서 40%, 기타 지역은 50%에서 70%로 무상보육 국가보조금 비율을 높이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8개월째 국회 법사위에서 묻어두고 있다.

모든 정책이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것이라 할지라도 현재의 보육정책은 지속 가능한 한국 사회를 위해 시작된 것이다. 무상보육정책은 여야가 모처럼 합의한 사항이며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당시 국민에게 분명히 공약한 내용이다. 또 박 대통령은 전국단위의 복지예산 집행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복지행정에 관한 책임소재마저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는 참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전국의 아동지원정책에 관한 직접지원 예산은 중앙정부가 책임을 지고 돌봄과 서비스 운영에 관한 것을 지방정부가 맡을 때, 아이들은 어디에 살든 고루 편히 자랄 수 있으며 여성의 사회참여와 출산율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은 결과적으로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같은 불상사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아울러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빈곤가정의 현실 속에서도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아직도 자기 아이와 남의 아이가 달리 보이는 걸까? 좀 더 멀리 보고 국가가 책임지는 아동정책과 가족정책을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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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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