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대마도의 날’/함혜리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마도의 날’/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3-02-25 00:00
수정 201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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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불과 50㎞ 거리에 있으며 남북 82㎞, 동서 18㎞의 크기에 넓이 700㎢로 3.4%의 농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산지인 대마도(對馬島). 행정구역상으로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에 속하는 이 섬을 삼국시대엔 진도(津島)라 불렀다. 백제 문화가 일본에 전파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했다. 쓰시마의 도주(島主)는 고려 말부터 고려에 조공을 하고 쌀 등 생필품을 받아 갔다.

조선 초 이곳을 근거지로 한 왜구의 침략이 계속되자 세종 원년(1419년)에 삼군도제찰사 이종무가 군사 1만 7285명에 군함 227척을 거느리고 진격해 정벌했다. 이후 조선의 국왕은 쓰시마 도주에게 관직을 내려 조선의 영향력 아래 두기 시작했고, 이 같은 관계는 임진왜란 때까지 꽤 오랜 기간 유지됐다.

마산시의회는 2005년 3월 18일 임시회의에서 ‘대마도의 날 조례’안을 출석의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조례는 쓰시마섬이 한국 영토임을 대내외에 각인시키며 영유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이종무 장군이 쓰시마 정벌을 위해 마산포를 출발한 6월 19일을 ‘대마도의 날’로 정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틀 전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는 1905년 2월 22일 독도를 일본 시마네현으로 편입고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로 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마산시의회는 당초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폐기 촉구 결의안을 논의했으나 좀 더 공격적으로 하자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대마도의 날 조례를 제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시마네현에서는 2006년부터 매년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제8회 행사가 열렸는데 예년과는 사뭇 다른 위상이다. 집권 자민당 내각이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정무관을 일본 정부대표로 파견했고, 호소다 히로유키 자민당 간사장 대행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 19명이 동참했다. 지역 차원의 행사가 사실상 정부행사로 격상된 셈이다. 우리 정부가 강하게 항의하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이므로 정무관 파견은 당연한 일”이라고 되레 큰소리쳤다. 이러다간 우리도 ‘대마도의 날’ 행사를 정부행사로 격상시켜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010년 9월 28일 여야 의원 37명은 대마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킨다는 목적으로 대마도포럼을 창립했다. 포럼의 대표 허태열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새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 역사적 함의가 무엇일지 자못 궁금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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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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