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물 테러/육철수 논설위원

[씨줄날줄] 물 테러/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13-01-25 00:00
수정 2013-01-25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권력자나 정치인에게 물건을 던지는 테러 행위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상대에겐 극도의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일 것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달걀 투척은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 달걀을 쓰는 이유는 심각한 부상을 입히지 않고 치욕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영어에 ‘egg on one’s face’는 ‘망신을 당하다’는 뜻이어서 달걀이 사용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걀도 실명 위험 탓에 미국에서는 투척행위를 엄벌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신발을 곧잘 던진다. 이곳에선 더러운 신발창을 보이는 게 모욕을 뜻한다. 신발도 상처를 크게 입히지 않고 시위 효과도 커서 아랍국가들에서 종종 발생하는 테러행위다. 물을 뿌리는 행위도 이유는 비슷하다. 물 세례는 종교적으로 회개와 정화의 의미가 있다. 아마 물 공격을 당하는 정치인에게 ‘반성하고 죄를 씻으라’는 메시지를 담은 ‘폭력’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는 1966년 김두한 의원의 국회 오물투척 사건이 유명하다. 당시 그는 한국비료 이병철 사장의 사카린 밀수에 항의하면서 국무위원들에게 똥물을 뿌렸다. 그는 이 바람에 의원직을 잃고 구속됐다. 2011년 김선동 의원(당시 민주노동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상정을 막으려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다. 민의의 전당에서 벌어진 희대의 폭거 사례들이다.

달걀을 맞은 정치인도 꽤 많다. 정원식 전 국무총리는 1991년 한국외국어대에서 고별 강의를 하고 나오다가 극렬 학생들에게 달걀과 밀가루 봉변에다 집단 폭행까지 당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총무였던 1969년 3선 개헌 와중에 승용차에 초산테러를 겪었다. 대통령 퇴임 직후인 1999년엔 외국 출장길에 공항에서 빨간색 ‘페인트 달걀’을 맞아 실명할 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대선 유세 때 아래턱 부분에 달걀을 정통으로 맞았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등은 아랍권 국가에서 신발 공격을 받았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그제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업무보고 도중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에게 종이컵 ‘물 테러’를 당했다. 박 지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의 민주당 몰표는 충동적’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안 의원이 사과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서란다. 안 의원의 반민주적 행위와 독선적 폭력은 박 지사 개인을 넘어 도민에 대한 패륜이다. 물을 뿌려 외관상 다치지 않았다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안 의원은 의사당 폭력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의 가슴에 너무 깊고 큰 상처를 남겼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이 마포구 본사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주도로 성사됐으며, 한용길 TBS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이어져 재단 정상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날 의원단은 경영진 6명과의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지 않고,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방송 제작과 기술, 행정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실무 직원 30여 명과 마주 앉았다.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의 의미를 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은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무임금 상태로 방송과 조직을 지켜오신 TBS 임직원 여러분의 고통과 노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중한 현실을 의회 차원에서도 결코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철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thumbnail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2013-01-2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