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품격 있는 교통 특구 만들기/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

[기고] 품격 있는 교통 특구 만들기/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

입력 2012-05-07 00:00
수정 2012-05-0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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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
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 수, 즉 합계 출산율은 1.24명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명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낮은 출산율로 서울 시내 초등학생 수는 2001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해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이미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잘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친구들의 폭력과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학교 주변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교통사고는 또 어떤가. 어린이집이나 학원 차량이 아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급히 운전하다가 아이를 들이받았다거나, 등하굣길 스쿨존에서 과속운전이나 운전 미숙, 신호위반 등으로 어린 학생들이 사고로 숨지는 등 교통사고 소식은 잊을 만하면 계속 들린다. 우리나라 어린이 사망 원인 1위는 안전사고라고 한다. 그중 교통사고가 절반에 가까운 45.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온 종일 아이를 따라다닐 수도 없고, 학교 안팎으로 위험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을까. 사실 내가 속해 있는 광진구 한 뒷골목에서도 교통사고로 초등학생 두 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구를 책임지는 구청장 이전에 자식을 키우는 아빠로서 손녀가 있는 할아버지로서 사고 소식을 듣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며칠 잠을 못 잘 정도로 고민을 거듭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경찰력에 의지하지 않고 구청과 구민이 나서서 더 나은 교통질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광진구를 ‘품격 있는 교통 특구’로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환승 정류장과 동서울터미널 등이 위치해 다중교통문제 등으로 주변 교통 환경이 열악한 강변역 주변을 우선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5년 동안 운영하기로 했다. 광진구를 지나는 모든 운전자는 소음·매연·사고가 없는 ‘3무 시책’을 실천해야 한다. 스쿨존과 네거리에서는 경적을 울리지 말고 천천히 운전해야 한다는 등 준수 사항을 적은 안내판과 현수막을 게시해 인식 전환을 도모하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교통 약자를 위한 이동 편의 시설인 안전 울타리와 점자블록을 설치하려 한다. 건널목 턱을 낮추거나 건널목 안전 대기장치를 설치하는 계획도 있다. 버스안내 정보 시스템 노선 안내도, 충전기, TV 자판기, 편의의자 등을 갖춘 ‘다기능 버스 승강장’을 설치하고, 보행 우선구역 조성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안전하고 품격 있는 교통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자 하는 교통특구 계획은 중앙정부로부터 인정받아 우리 구가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교통안전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사업비도 4억원을 지원받았다.

교통 특구는 아이들 사고를 평소에 예방하자는 고민에서 나온 정책이다. 아이들이 바르게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어른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안전한 지역사회 조성을 위해 나를 포함한 공무원, 시·구의원, 국회의원이 힘을 합치려 한다.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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