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SH공사, 서울시 소속인가요?”/강국진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SH공사, 서울시 소속인가요?”/강국진 사회2부 기자

입력 2012-03-31 00:00
수정 2012-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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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 사회2부 기자
강국진 사회2부 기자
서울시청 공무원과 20분 넘게 통화를 했다.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그게 말이 됩니까?”란 말이 여러 차례 터져 나왔다. 그는 “세빛둥둥섬은 서울시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서 세빛둥둥섬에 투자한 예산은 한 푼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SH공사 현직 간부들이 세빛둥둥섬 시공사인 플로섬 이사와 감사로 있는데 어떻게 서울시와 관계가 없다는 말인가.

오해는 한참 있다 풀렸다. 시청 공무원들 기준으로 보면 SH공사나 서울디자인재단 같은 산하기관·출연기관은 ‘서울시’에 속하지 않는다. 이들에겐 오로지 본청만 서울시다. 처음 알았다. 장기전세주택은 오세훈 전 시장의 업적이 아니라 SH공사의 자체 사업이었던 게다. 그럼 박원순 시장이 강조하는 임대주택은 SH공사 성과를 표절한 건가?

서울시민들에게 SH공사(옛 이름은 서울도시개발공사)는 엄연한 공공기관이다. SH공사의 잘못은 고스란히 박 시장의 잘못으로 귀결된다.

가령 민자사업인 세빛둥둥섬 예상사업비는 2006년 11월 오 시장 지시로 시작할 때는 50억원이었지만 1년 만에 500억원으로 늘었고 지금은 1390억원까지 치솟았다. SH공사로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고 그건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들 상식으론 세빛둥둥섬은 강 건너 둥둥 떠 있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서울시가 SH공사를 사실상 사각지대에 두는 동안 SH공사는 갈수록 서울시에 큰 짐이 되고 있다. 김용석 시의원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서울시 본청 부채는 4조 9749억원인데 SH공사 부채는 3배가 넘는 16조 2316억원이다. 서울시 전체 부채 25조 5363억원 가운데 64%나 차지한다.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묻고 싶다. 세빛둥둥섬 문제를 풀기 위해 박 시장이 나선다면 그건 직권남용일까 아닐까. 만약 SH공사가 부도 위기에 빠지면 서울시는 SH공사를 도와야 할까 말아야 할까. 시민들 기준은 명확하다. 지금까지는 서울시 공무원들 기준도 명확하긴 하다.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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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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