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나트륨/임태순 논설위원

[씨줄날줄] 나트륨/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2-03-23 00:00
수정 2012-03-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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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북부 지방은 남쪽에 비해 싱겁고 매운 맛이 덜하다. 반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음식 맛이 강해져 짜고 맵다. 남쪽이 북쪽에 비해 더운 만큼 발효음식이 상대적으로 발달하고, 음식이 덜 상하도록 양념도 많이 썼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이 긴 북한은 음식 부패에 대한 염려가 적어 양념을 덜 써도 되니 담백한 맛이 발달했다. 좀 더 들여다 보면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은 음식의 간이 짜지도 맵지도 않아 적당한 편이다. 특히 서울은 음식에 색의 조화도 고려하는 등 멋을 부려 화려하다는 평이 있다. 전라, 경상도의 음식은 대체로 간이 세고 매운 편이다. 특히 전라도 음식은 해산물과 젓갈, 고춧가루를 많이 써 자극적이다. 이에 반해 평안, 함경도는 맵지 않아 싱겁다. 그 사이에 낀 황해도와 충청도는 구수하고 소박한 맛이다.

그러나 남한의 경우 지역별 음식 차는 점차 강한 맛으로 통일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짜고 매운 남도 음식이 중성의 중부 음식을 밀어내고 있다. 점심시간 서울시내 뒷골목 식당가를 가 보면 고춧가루, 고추장, 소금을 듬뿍 친 음식을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모습을 쉽게 본다. 웬만큼 자극적이지 않고선 직장인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비해 북한은 음식 맛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다. 취재차 금강산, 개성공단에 들렀을 때 맛본 북한 음식은 대체로 싱겁고 자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양념을 많이 넣지 않아 음식 재료의 향취가 그대로 전해진다. 서울에 있는 몇몇 평양냉면 원조집에서 맛볼 수 있는 밍밍한 육수맛이라고나 할까. 회담차 몇 차례 북한을 다녀온 고위 공무원도 담백하고 싱거운 음식 맛에 깜짝 놀랐다며 공감했다.

보건복지부가 2020년까지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를 20% 줄이기로 했다고 한다. 짜고 매운 음식이 고혈압, 뇌졸중, 위암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나트륨 섭취를 4646㎎에서 3000㎎으로 줄이면 연간 의료비를 2조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하니 식습관만 잘 조절해도 건강을 챙기고 국가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것이다. 사실 짜고 매운 맛은 양념에 많이 좌우된다. 반면 싱겁고 담백한 음식은 맛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양념이나 조미료가 아닌 것으로 맛을 살려야 하니 정성과 손맛이 더 들어가야 한다. 음식 난이도가 더 높다는 이야기다. 웰빙시대에는 강한 맛에서 벗어나 숭늉처럼 구수하고 은은한 맛에 젖어드는 게 좋지 않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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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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