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폭력 해결할 민·관 합동기구 만들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기고] 학교폭력 해결할 민·관 합동기구 만들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입력 2012-01-13 00:00
수정 2012-01-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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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학교폭력이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 폭력의 대부분은 학생 간 구타나 모욕, 금품 갈취 등 주로 개인적인 반감이나 욕구 불만 등 충동에 기인한 단발성 괴롭힘이 많았다. 그러나 근래 학교폭력은 폭행·공갈·협박은 말할 것도 없고 성폭행 후 촬영, 목숨을 담보로 한 기절놀이, 물고문, 자살 유도 등 흉포화 양상을 띠며 광범위한 장소에서 상습적인 가혹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교사를 농간하거나 위협하여 교실 분위기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학교폭력이 재학생 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퇴학생과 가출학생, 나아가 학교 주변 폭력배와 손을 잡는 사회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특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 지경에 이르자 여기저기서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안전을 위해 ‘당국의 대책만을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치겠다.’는 푸념과 함께 ‘다른 일을 접고서라도 등·하굣길을 지켜야 하는 것인지’, ‘어떤 호신용구로 무장시켜 내보내야 할지’, ‘어떤 무술을 가르쳐야 좋을지’ 궁여지책을 찾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실 그동안 교육 및 치안 당국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교보안관 또는 청원경찰 배치, 배움터 지킴이 운영과 CCTV 설치, 학교 주변 순찰 강화 등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해 왔으나 인력과 권한 그리고 정보력의 한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4일 발족한 스쿨 폴리스 역시 학교폭력에 어느 정도의 장악력을 보여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렇듯 학교폭력도 이제 내성이 생겨 상징적·선언적 수준의 조치나, 최근 당국이 쏟아내는 자문기구 또는 협의기구의 원론적 대응으로는 예방이나 진압 그 어느 것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즉, 매우 집요하고도 밀착된 추적과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경찰이 학교폭력과의 전쟁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경찰 주관하에 학교, 학부모, 지자체, 지역언론, 시민단체 등이 공동참여하는 시·군·구·읍·면 단위 ‘학교폭력근절대책협의회’(가칭)를 구성하여 지역별로 학교 또는 학생들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 선도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 참여공동체가 입수한 학교폭력 징후 및 피해 관련 첩보를 수시로 분석·점검하면서 학교가 할 일, 경찰이 취해야 할 조치, 학부모가 맡아야 할 일, 지자체가 분담해야 할 일 등 책임 소재를 실천적으로 명확히 하는 형태의 범사회적이고 체계적인 민·관 합동기구 설치를 통한 공동 치안을 강화하는 일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 경찰이 전국의 방범 취약 장소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방범 순찰함(순찰날인함)의 명칭을 ‘학교폭력 신고함’으로 바꾸어 교사·학부모·피해자·목격자·관련자 등 시민 누구나, 전국 어디에서든 학교 폭력을 감지 또는 인지한 상황을 신분 노출 없이 자유롭게 기술하여 신고할 수 있게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전화신고는 신고자의 음성이 녹음·기록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신고된 내용을 담당 경찰서의 지역학교폭력대책협의회로 신속히 통보토록 하는 신고환경의 전국적 네트워크도 민관 합동기구의 설치와 함께 연구해 볼 만한 적극적 인 대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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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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