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학생인권조례, 시기상조다/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기고]학생인권조례, 시기상조다/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입력 2010-07-26 00:00
수정 2010-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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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는 학생인권조례가 논란을 빚고 있다. ‘교원 76%가 반대’, ‘학생인권조례 갈등 본격화’ 따위 기사 등이 그것이다. 조례안은 대략 체벌금지, 두발·복장의 자유, 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 휴대전화소지·집회의 자유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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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조례안은 시대착오적이면서 매우 혁신 내지 진보적(체벌금지, 두발·복장의 자유, 집회의 자유)이기도 하다. 또 조례안대로만 되면 입시지옥이 해소될 만큼 획기적(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이기도 하다.

우선 획기적이라 할 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은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강제적 보충수업은 극소수 학생들의 세칭 일류대 진학을 위한 들러리이거나 면학분위기용 내지 교사 부수입 제공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무지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칭 일류대 진학자를 뺀 나머지 대다수 학생은 원서만 내도 어렵지 않게 합격하여 대학에 들어가는 실정이다. 그런 대학입시를 위해 전체 학생들이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그리고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까지 ‘공부하는 기계’로 고교시절을 보내야 하는 건 엄청난 국가적 낭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체벌금지, 두발·복장의 자유는 시대착오적이거나 십분 양보해도 시기상조다. 학교가 무너졌다면 그 원인 중 하나는 김대중정부가 섣불리 발표한 체벌금지 조치였다. 가령 서울시교육감이 체벌금지를 조례에 넣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시 그런 빌미가 제공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 많은 교사들의 바람이다.

아다시피 경제적 수준 향상과 함께 민주주의가 신장되는 과도기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은 자유보다 방종이다. 체벌금지는 그런 사정을 간과했던 실패한 정책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초등학생마저 선생님에게 잣대로 손바닥 몇 대 맞은 걸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진 것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두발·복장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학생들 인권보호 차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이지만, 착각은 금물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서구 선진국들의 고교처럼 학생들이 사복차림으로 머리를 기르고 교내에서 키스 정도는 ‘가볍게’ 할 만큼 우리 사회는 선진화되어 있지 않다.

솔직히 교수·학습 이외 생활지도로 많은 시간 할애와 함께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사 입장에서도 그렇게 되면 편해지니까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거나 너무 앞서간다고 말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학생들에게 그럴만한 자정 능력이 아직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학생의 인권도 소중하다. 학생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수능시험 부정사건 이후 전국 각급 학교로 확산된 교내시험 2인 감독 제도부터 없애야 맞다. 극히 일부 때문에 전국의 대다수 학생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처럼 심각한 인권침해가 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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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인 조례안 제정보다는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대안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미 시행 중인 ‘체벌 3수칙’ 같은 지침이 철저하게 지켜지는지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가위로 머리 자르기 따위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학교의 장과 해당 교사에 대한 일벌백계의 징계 병행도 하나의 대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2010-07-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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