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취업희망자 코드 맞춘 교육을/황정숙 청강문화산업대학 인재개발센터장

[기고]취업희망자 코드 맞춘 교육을/황정숙 청강문화산업대학 인재개발센터장

입력 2010-03-05 00:00
수정 2010-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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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전망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각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 공고와 더불어 졸업예정자들의 발길도 바빠졌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정해진 학제 내에 졸업하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즉, 졸업과 더불어 바로 취업을 위해 재학 중에 군 복무를 완료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오거나 이른바 ‘스펙’ 등을 쌓기 위해 휴학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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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숙 청강문화산업대학 인재개발센터장
황정숙 청강문화산업대학 인재개발센터장
취업을 위해 이렇게 노력함에도, 올해 취업 통계조사에 의하면 전국 평균 취업률은 전문대학이 86.5%(정규직 57.7%), 대학이 68.2%(정규직 39.6%)이다. 이는 2월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수치로, 이전에 졸업했으나 미취업 상태인 이들을 합하면 이태백·장미족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최근 취업난 등으로 20~30대 젊은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그동안 취업준비를 위해 비용을 투자한 청년층이 결국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거리로 나서거나 계속되는 취업 도전과정에서의 심리적 부담감이 ‘무기력증’으로 표출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스펙’을 위해 심지어 학력, 경력, 외국어 인증시험 점수를 위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구인난에 시달리는 현장도 많다. 특히 젊은 기능 인력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회사를 찾은 입사 지원자들도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근무 여건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청년 백수 100만 시대. 대학 졸업자는 취업 걱정에 한숨 짓고, 기업에서는 쓸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노동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청년고용대책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 못지않게 이들의 사회 진출에 주안점을 두어 학생 역량을 개발,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 성공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직자 자신의 의지와 준비이다. 최근 매우 우려되는 상황 중 하나는 가족이나 타인에 의존해 취업 의지나 목표를 상실한 젊은이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책임지는 젊은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을 체험·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습관화되어야 한다.

또한 직업 세계에 대한 구직자의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조절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원하는 취업을 위한 도전이 취업 성공의 목표 달성으로 종결되기도 하지만, 그 험난한 과정을 옆길로 돌아가면서 극복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대학을 선택하기 전에 개인의 흥미·성격·적성·직업선호도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져, 중·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직업세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입시 위주의 교육과 직업세계에 대한 왜곡된 고정관념이 특정 대학과 특정 학과, 특정 직업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이어지는 사회 환경에 대해 모두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 더불어, 향후 산업 동향과 필요인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국가차원에서 제공되어 취업희망자들이 코드를 제대로 맞추어 각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2010-03-0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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