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이 간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미국 제약사에 2억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수출한다는 소식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수백∼수천억원의 연구비가 들고, 개발기간도 5∼10년이나 걸린다. 따라서 웬만한 국내 제약업체들은 신약개발을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실패 확률이 더 높은 상황에서 LG생명과학은 11년간 끈기있게 연구해서 세계적 신약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LG는 지난 3월에도 비만치료제를 일본에 수출하고 기술료 1억달러를 벌어들였다.
LG가 받을 기술료는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불하는 연간 로열티가 3000만 달러인 점에 비추어 대단한 성과다. 또 LG의 연이은 거액 신약기술 수출은 침체한 국내 제약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다. 생명과학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개방 파고를 넘을 길을 찾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성과에 만족하기에는 국내의 연구지원 및 기반이 너무 열악하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수십년간 수십조원의 연구비를 쏟아부어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다. 시장개방시대에 그들과 경쟁하려면 최소한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은 필수다. 지금처럼 신약 기술료에 대한 세금이 30%에 이르고, 오리지널(신약)과 제네릭(일명 카피약)의 가격차가 적으면 신약개발에 대한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기술만이 시장개방에 대처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007-1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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