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열이를 살려내라.”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시민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새겨진 지 20년이 되는 지난주.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는 6월 항쟁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기사들을 다채롭게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7일자 8면에 ‘한열이를 살려냈다’라는 제목으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을 사진으로 크게 실어 6월 항쟁에 자칫 무관심할 수 있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걸개그림에 대한 사연을 기사로 다룬 것도 6월 항쟁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최근의 대학생들은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고려대 학보사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학생의 15.2%가 6월 민주항쟁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선배들처럼 민주화에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7.4%의 학생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대학생의 시대정신 부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뒤에는 6월 항쟁에 대한 무지가 한몫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8일자 8면의 “한국은 피플파워로 민주화 이뤘다.”는 기사는 외신기자의 눈으로 본 당시의 모습을 다뤄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6월 항쟁 기사 외에 지난주 신문을 장식한 뜨거운 감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이었다.4일자 1면 “노 대통령 ‘선거법 위반’ 논란” 기사는 보도기사로 사건의 요지를 사실적으로 전달했다.3면에서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노 대통령의 사진과 ‘과대망상’,‘제발 조용히 계시는 게’라는 제목과 함께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제목 위에 부제목을 달아 기사내용이 ‘정치권 반응’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알렸지만 제목 자체가 너무 강렬해 대통령을 조소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이드 기사로 실린 연설문 요지 역시 강연 당시의 대통령 육성에 가깝게 재현해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들게 했다.
정치권 이야기를 기사로 다룰 때 종종 쓰이는 수법이 상황을 비꼬는 수법이다. 이는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 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잘못 쓸 경우 기사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설문의 내용을 8일자 3면의 표처럼 가능한 한 육성의 거친 표현을 제거하고 소개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일자 3면의 ‘탄핵해야 vs 공식후보없어 위법 아니다’ 기사의 경우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담아 사건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관련 공방을 표로 정리해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좋았다.6일자 3면에도 공방전을 도표로 정리했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가 힘든 것이 아쉬웠다. 기사를 조금 줄이더라도 도표를 키우고 대화내용을 더 실었다면 사건의 공방이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다.7일자 1면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여부 결정에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해 독자들이 사건의 향방을 한눈에 전망해볼 수 있게 했다. 도장을 찍은 듯 붉은 글씨로 각각의 경우를 부각시킨 것도 시선을 끌었다.
지난주는 현충일을 비롯해 6월 항쟁 20주년 기념일이 있었던 뜻 깊은 일주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헐뜯기 공방이 한주 내내 대서특필된 것은 독자로서 안타까웠다.
독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은 공정하고 사실적인 보도로 정치권의 모습을 비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옐로 저널리즘으로 흘러서도 안 될 것이다.10일자 사설에서 밝혔듯이 서울신문이 ‘잊혀져 가는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살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선두에 서기’를 기대한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시민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새겨진 지 20년이 되는 지난주.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는 6월 항쟁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기사들을 다채롭게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7일자 8면에 ‘한열이를 살려냈다’라는 제목으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을 사진으로 크게 실어 6월 항쟁에 자칫 무관심할 수 있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걸개그림에 대한 사연을 기사로 다룬 것도 6월 항쟁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최근의 대학생들은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고려대 학보사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학생의 15.2%가 6월 민주항쟁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선배들처럼 민주화에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7.4%의 학생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대학생의 시대정신 부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뒤에는 6월 항쟁에 대한 무지가 한몫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8일자 8면의 “한국은 피플파워로 민주화 이뤘다.”는 기사는 외신기자의 눈으로 본 당시의 모습을 다뤄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6월 항쟁 기사 외에 지난주 신문을 장식한 뜨거운 감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이었다.4일자 1면 “노 대통령 ‘선거법 위반’ 논란” 기사는 보도기사로 사건의 요지를 사실적으로 전달했다.3면에서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노 대통령의 사진과 ‘과대망상’,‘제발 조용히 계시는 게’라는 제목과 함께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제목 위에 부제목을 달아 기사내용이 ‘정치권 반응’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알렸지만 제목 자체가 너무 강렬해 대통령을 조소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이드 기사로 실린 연설문 요지 역시 강연 당시의 대통령 육성에 가깝게 재현해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들게 했다.
정치권 이야기를 기사로 다룰 때 종종 쓰이는 수법이 상황을 비꼬는 수법이다. 이는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 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잘못 쓸 경우 기사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설문의 내용을 8일자 3면의 표처럼 가능한 한 육성의 거친 표현을 제거하고 소개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일자 3면의 ‘탄핵해야 vs 공식후보없어 위법 아니다’ 기사의 경우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담아 사건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관련 공방을 표로 정리해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좋았다.6일자 3면에도 공방전을 도표로 정리했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가 힘든 것이 아쉬웠다. 기사를 조금 줄이더라도 도표를 키우고 대화내용을 더 실었다면 사건의 공방이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다.7일자 1면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여부 결정에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해 독자들이 사건의 향방을 한눈에 전망해볼 수 있게 했다. 도장을 찍은 듯 붉은 글씨로 각각의 경우를 부각시킨 것도 시선을 끌었다.
지난주는 현충일을 비롯해 6월 항쟁 20주년 기념일이 있었던 뜻 깊은 일주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헐뜯기 공방이 한주 내내 대서특필된 것은 독자로서 안타까웠다.
독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은 공정하고 사실적인 보도로 정치권의 모습을 비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옐로 저널리즘으로 흘러서도 안 될 것이다.10일자 사설에서 밝혔듯이 서울신문이 ‘잊혀져 가는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살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선두에 서기’를 기대한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2007-06-12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