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기한 ‘국가경제 위기론’은 세간의 관심사였다. 그의 위기론이 삼성의 내부 사업에 맞춰졌지만 국내산업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보면,‘국가 위기론’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했다. 지난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며 위기론을 제기해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의 위기론이 어려움에 직면한 국가경제를 회생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날 이 회장의 위기론에 묻혔지만 같은 맥락의 정부 발표가 하나 더 있었다.‘휴대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의 전국 확대와 세계시장 진출에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국가 위기론과 와이브로 정부 지원은 ‘위기’와 ‘지원’이란 점에서 같은 국가경제 관련 뉴스이다.
와이브로란 국책연구소인 ETRI, 삼성전자,KT가 주도해 개발한 순수 토종 이동통신 서비스이다. 지금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휴대용 단말기에다 구현한 기술이니,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미래 성장동력’이다.
이 기술이 세계표준이 된다면, 현재 사용 중인 휴대전화(CDMA)의 칩을 사용하는 대가로 미국 퀄컴사에 주는 기술 로열티를 반대로 우리가 받을 수 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중국, 동남아 등 일부 신흥국가에만 진출시킨 정도로 세계시장 진출은 초입 단계에 있다. 만약, 와이브로가 세계 통신시장에서 성공적인 착근(着根)을 한다면 기술은 물론 서비스, 단말기에 걸쳐 파생되는 효과는 제법 커진다.
와이브로의 예시에서 보듯, 통신산업은 생활밀착형 산업이자 수종(樹種)을 심는 미래산업이다. 따라서 통신분야에서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화두(話頭)가 많이 생산된다. 옷소매에 휴대전화 기능을 얹거나, 인터넷으로 향기를 인지하고 전달하는 등이 이런 것이다. 이 모든 게 정보기술(IT)의 진화 측면에서 파생된 서비스요, 몇년이 지나면 실현이 되는 기술이다.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력이 어느 산업보다도 크다.
국가 경제가 어려운 이때, 통신정책이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통신산업은 ‘신성장 동력’의 중심이자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다. 정부가 수년전 의욕적으로 발표한 10대 성장동력 사업과 정보통신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미래 먹을거리 정책인 ‘IT839’ 역시 이 영역에 속한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이들 정책사업이 근자에 힘이 빠져간다는 지적이다. 사자후(獅子吼)같은 기세로 내놓았던 이들 정책을 주도할 세력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 정책을 의욕으로 포장해 시쳇말로 ‘뻥’을 튀겼다는 뒷말도 이어진다. 최근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의욕적으로 열었던 인텔이 철수를 단행했다. 무엇 때문일까. 추진 세력을 못 키웠고, 사후 관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미래산업은 말 그대로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기술을 접목하고, 생산해 내는 분야이다. 수많은 도전 끝에 몇개의 성공만을 건지는, 도전정신이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영역이다. 도전의식을 가진 이들을 향해 몇개 실패했다고 그것이 ‘뻥’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닐까.
우리나라의 관료조직에는 이같은 도전적 정책을 펴야 하고 펼 수밖에 없는 곳이 몇군데 있다.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등이 이런 부처에 들어간다. 이들 부처는 상대적으로 동적(動的)인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 사무를 보듯 하는 업무 틀로선 미래 국가성장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말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지적처럼 우리는 지금 미래의 국가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제2, 제3의 경제 위기론이 나오고, 현실화할 것이다. 국가 경제의 열매는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전에 심은 씨앗에서 따먹는다 하지 않는가. 성장동력을 내놓아야 글로벌 행진은 시작된다.
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hong@seoul.co.kr
이날 이 회장의 위기론에 묻혔지만 같은 맥락의 정부 발표가 하나 더 있었다.‘휴대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의 전국 확대와 세계시장 진출에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국가 위기론과 와이브로 정부 지원은 ‘위기’와 ‘지원’이란 점에서 같은 국가경제 관련 뉴스이다.
와이브로란 국책연구소인 ETRI, 삼성전자,KT가 주도해 개발한 순수 토종 이동통신 서비스이다. 지금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휴대용 단말기에다 구현한 기술이니,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미래 성장동력’이다.
이 기술이 세계표준이 된다면, 현재 사용 중인 휴대전화(CDMA)의 칩을 사용하는 대가로 미국 퀄컴사에 주는 기술 로열티를 반대로 우리가 받을 수 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중국, 동남아 등 일부 신흥국가에만 진출시킨 정도로 세계시장 진출은 초입 단계에 있다. 만약, 와이브로가 세계 통신시장에서 성공적인 착근(着根)을 한다면 기술은 물론 서비스, 단말기에 걸쳐 파생되는 효과는 제법 커진다.
와이브로의 예시에서 보듯, 통신산업은 생활밀착형 산업이자 수종(樹種)을 심는 미래산업이다. 따라서 통신분야에서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화두(話頭)가 많이 생산된다. 옷소매에 휴대전화 기능을 얹거나, 인터넷으로 향기를 인지하고 전달하는 등이 이런 것이다. 이 모든 게 정보기술(IT)의 진화 측면에서 파생된 서비스요, 몇년이 지나면 실현이 되는 기술이다.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력이 어느 산업보다도 크다.
국가 경제가 어려운 이때, 통신정책이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통신산업은 ‘신성장 동력’의 중심이자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다. 정부가 수년전 의욕적으로 발표한 10대 성장동력 사업과 정보통신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미래 먹을거리 정책인 ‘IT839’ 역시 이 영역에 속한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이들 정책사업이 근자에 힘이 빠져간다는 지적이다. 사자후(獅子吼)같은 기세로 내놓았던 이들 정책을 주도할 세력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 정책을 의욕으로 포장해 시쳇말로 ‘뻥’을 튀겼다는 뒷말도 이어진다. 최근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의욕적으로 열었던 인텔이 철수를 단행했다. 무엇 때문일까. 추진 세력을 못 키웠고, 사후 관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미래산업은 말 그대로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기술을 접목하고, 생산해 내는 분야이다. 수많은 도전 끝에 몇개의 성공만을 건지는, 도전정신이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영역이다. 도전의식을 가진 이들을 향해 몇개 실패했다고 그것이 ‘뻥’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닐까.
우리나라의 관료조직에는 이같은 도전적 정책을 펴야 하고 펼 수밖에 없는 곳이 몇군데 있다.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등이 이런 부처에 들어간다. 이들 부처는 상대적으로 동적(動的)인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 사무를 보듯 하는 업무 틀로선 미래 국가성장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말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지적처럼 우리는 지금 미래의 국가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제2, 제3의 경제 위기론이 나오고, 현실화할 것이다. 국가 경제의 열매는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전에 심은 씨앗에서 따먹는다 하지 않는가. 성장동력을 내놓아야 글로벌 행진은 시작된다.
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hong@seoul.co.kr
2007-03-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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