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맨’,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

여의도 ‘증권맨’,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

입력 2014-04-28 00:00
수정 2014-04-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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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증권사 직원 2천700명 감소…여직원 우선 감원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국내 증권사 직원 수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의 인력 구조조정 폭이 더 컸고, 절반 이상의 증권사가 남자 직원보다 여자 직원의 수를 더 많이 줄였다.

28일 각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5곳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모두 3만2천2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3만1천534명) 이후 최저 수준이다.

증권사 직원 수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만2천235명)부터 2011년(3만5천204명)까지 3년 연속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그러나 재작년에 감소 추세로 돌아서 2012년 말 기준 3만4천919명, 다시 지난해 말 3만2천225명으로 줄어들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2천700명에 가까운 증권사 직원들이 회사를 나온 것이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에 직원 수가 많이 줄어든 증권사 대부분이 중소형사였다.

KTB투자증권의 직원 수는 재작년 말 519명에서 지난해 말에 358명으로 31%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합병 이후에도 계속된 경영악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직원 수가 1천704명에서 1천308명으로 23.2% 줄었다.

이들 중소형사 외에도 골든브릿지증권(-19.1%), SK증권(-15.8%), 유화증권(-14.9%), HMC투자증권(-9.6%), 유진투자증권(-7.9%) 등이 작년 한 해 직원 수를 크게 줄였다.

대형사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른 대형사에 비해 직원 감소폭이 큰 곳으로는 삼성증권(-19.3%)과 대신증권(-9.7%) 등이 있다.

다만 삼성증권 측은 “2012년까지는 사업보고서 상 증권 인력에 자산운용과 선물중개업 인력까지 포함했지만, 2013년부터는 자산운용과 선물중개업 인력은 제외하고 증권 인력만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면서 인력 감소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그룹 유동성 위기와 회사채 불완전 판매 이슈로 회사 사정이 악화된 동양증권(-11.5%)도 직원 수를 많이 줄였다.

성별로는 작년 한 해 여성 직원의 감소율이 남성 직원보다 더 높았다.

증권사 여성 직원 수는 2012년 말 1만3천737명에서 작년 말 1만2천638명으로 8% 줄었다. 이 기간에 남성 직원 수는 2만1천182명에서 1만9천587명으로 7.5% 감소했다.

여성 직원의 감소율이 남성 직원보다 높은 증권사는 25개사 중 절반 이상인 15개사였다.

부국증권은 지난해 남성 직원이 1명 줄어든 반면 여성 직원은 13명 감소했다.

한양증권은 여성 직원이 8명 줄어들고 남성 직원은 9명 늘어났다. 키움증권도 남성 직원은 18명 증가한 반면에 여성 직원은 10명 감소했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조한 업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증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여 악화된 시장 상황에 살아남는 것뿐”이라며 “지금은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가 중요한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63개 증권사 중에서 자본잠식 상태의 증권사는 10개, 2년 연속 자기자본이 감소한 곳은 21개에 달했다.

김 연구원은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증권사 대부분이 자기자본 5천억원 이하의 중소형사였다”며 “업황이 나빠질수록 증권사 간의 재무상태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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