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추경호·이창용, 재정·통화 정책 ‘환상의 팀워크’ 보여줄까

동갑내기 추경호·이창용, 재정·통화 정책 ‘환상의 팀워크’ 보여줄까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2-04-14 17:11
수정 2022-04-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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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물가·추경·재정 ‘고차방정식’ 직면
이창용, ‘물가 안정’ 금리 인상 기조 유지

경제부총리에 추경호 지명
경제부총리에 추경호 지명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4.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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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4.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4.1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우선 과제로 꼽은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핵심 열쇠는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펼칠 재정 정책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이끌어 나갈 통화 정책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에 새 정부 ‘물가 잡기’ 성패가 달렸다는 의미다. 1960년생 동갑내기 두 후보자가 환상의 팀워크를 선보일지, 정책 엇박자를 낼지 주목된다.

14일 기재부와 한은 등에 따르면 추 후보자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더이상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만나는 것이 뉴스가 되지 않도록 자주 만나겠다”면서 “가계부채, 국가부채,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거시 난제들이 얽혀 있어 중앙은행과 기재부는 수시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자주 만나지 않아 만남 자체가 특별하게 여겨졌던 문재인 정부 때보다 소통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도 지난 1일 “물가 안정만을 목표로 독립성을 강조해 온 중앙은행의 역할이 이제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정부와 대화를 통해 정책을 조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와 한은 수장 후보자가 고물가 대응에 공동 전선을 펼치겠다고 사실상 합의를 이룬 셈이다.

추 후보자는 앞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추진하는 동시에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물가 상승까지 막아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경제 이론상 추경을 하려면 국채 발행으로 지출이 늘어나 재정건전성이 나빠진다. 또 추경으로 시장에 돈이 풀리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물가는 더 오르게 된다.

추 후보자가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타개하려면 통화 정책을 이끌 이 후보자와의 협조가 절실하다. 추경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을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회수로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 후보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존중돼야 하기 때문에 (부총리 후보자가) 금리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는 편이 낫다”면서도 “물가 안정은 거시적으로 금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이 후보자도 의원 서면 질의에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안정화하려면 금리 인상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임 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인수위가 추진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움직임에 대해 “대출 완화 정책은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출 규제 완화책 추진을 놓고선 추 후보자와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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