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만의 잔치된 CES… ‘한국판 잔치’로 키울 순 없나
LG전자 ‘천상천하’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롤러블 올레드 TV 20여대로 만든 ‘천상천하’의 모습. 2020.1.8. 연합뉴스
韓대기업 주도 행사로 미국이 1조원 경제효과
‘한국판 CES’가 강원 정선 카지노서 열렸으면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매년 새해 벽두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라는 수식어답게 규모는 엄청났습니다. 전시장의 총넓이는 26만 9400㎡(약 8만 1500평)로 축구장 36개를 합쳐 놓은 크기와 맞먹었습니다. 161개 국가에서 45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총 18만명이 다녀간 명실상부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라 불릴 만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294개사(대기업 115개, 스타트업 179개)가 참가했습니다. 69개인 일본보다 4배 이상 많은 규모였습니다.
이번 CES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TV를 주력으로 하는 ‘테크 이스트, 센트럴 홀’의 삼성전자와 LG전자였습니다. 두 전시관에 몰린 인파는 가히 압도적이었습니다. ‘노스 홀’의 현대자동차는 개인용 비행체(PAV)로, ‘사우스 홀’의 두산은 수소연료전지 드론으로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국가대표 기업들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모습에 자부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LG전자 롤러블 TV ‘올레드 R’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이 열린 7일(현지시간) LG전자 부스에 전시된 세계 최초 롤러블 TV ‘올레드 R’의 모습. 2020.1.8. 연합뉴스
물론 테크 웨스트에 올해 처음으로 ‘서울관’이 생겼기 때문에 주요 인사들이 몇몇 국내 스타트업 전시관을 들르지 않을 순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대기업 전시관만큼 신경 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가 업체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역시 자본의 힘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삼성전자 ‘더 월 292형’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참관객들이 더 월 292형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0.1.8. 연합뉴스
삼성전자 ‘더 세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참관객이 ‘더 세로’를 살피고 있다. 2020.1.8. 연합뉴스
물론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관하는 ‘한국전자전’(KES)이 열립니다. 올해로 51회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참가 업체는 500개사, 참관객은 7만여명에 불과합니다. CES와 규모를 비교하기가 머쓱할 정도입니다. 또 KEA는 지난해 1월 CES가 끝난 이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동대문 CES’라는 놀림감으로 전락했습니다. 언젠가는 ‘한국판 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처럼 카지노 시설이 있는 강원 정선에서 개최되는 날이 올지 궁금해집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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