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발렌베리그룹, 스웨덴 국민들 사랑받아…착한 경영·노사문화 한 수 배웠을 수도
수행원도 없이… 백팩 메고 수서역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의 회동을 끝낸 뒤 마스크와 야구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빨간 패딩 점퍼, 백팩 등 편안한 차림을 하고 수서역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수행원 없이 수서역에서 지인과 함께 수서고속철도(SRT)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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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스웨덴 최대의 기업집단인 발렌베리 그룹의 오너인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의 만남은 성격이 약간 달라 보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발렌베리 회장을 만났습니다. 발렌베리 그룹은 스웨덴 국내 총생산의 3분의1을 차지합니다. 영향력이 막강하고 가전(일렉트로룩스), 통신(에릭슨) 등 다방면에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발렌베리 그룹은 스웨덴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 자주 국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삼성은 최근엔 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 최고경영자들이 줄줄이 구속되며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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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베리 그룹은 재단을 만들어 기업을 운영한 덕에 계열사들의 이윤을 사적으로 축적하지 않고 다시 사회로 돌려주고 있습니다. 수익의 상당수를 산학협력 등에 재투자합니다. 노조가 발렌베리 그룹 경영인에게 적극 힘을 실어 주는 것도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발렌베리 그룹에 대해 연구한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발렌베리는 오너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평등한 노사화합 문화를 지녔다”면서 “삼성도 이런 장점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차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은 노조 와해 공작과 관련해서는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노사 문제와 관련한 삼성의 ‘발렌베리 공부’도 한동안 계속돼야 할 듯합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12-20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