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지원자 늘고 연령은 낮아져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능 따라잡을 수도부동산 가격 등락 따라 응시자 수 변화
최근 집값 오르고 규제 강화돼 응시자 급증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실시된 30일 서울 성산중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10.30 연합뉴스
31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전날 시행된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1차와 2차 시험 원서접수자는 총 39만 9917명으로 역대 최다다. 원서를 접수했다가 나중에 취소한 사람까지 합하면 40만명이 넘었다.
공인중개사 시험 원서접수자 수가 수능(작년 49만 3434명)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계에는 1차와 2차 시험을 한날 같이 보려는 사람이 중복돼 계산됐기 때문에 실제 시험을 보는 사람은 접수자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 1·2차 시험 접수자 40만명제1회 공인중개사 시험은 1985년 실시됐다. 1983년 12월 ‘부동산중개업법’(현 공인중개사법)이 제정되면서 공인중개사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1회 시험엔 19만 8000여명이 지원했고 15만 7000여명이 시험을 쳤다. 합격자는 6만277명으로 합격률은 비교적 높은 38.2%였다.
공인중개사 시험 지원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인 1997년이다. 그해 11월 치러진 9회 시험엔 12만 485명이 지원해 1회 때 이후 처음으로 지원자가 10만명을 넘었다.
9회 시험 응시율과 합격률이 각각 58%(응시자 6만9천953명)와 3%(2차 시험 합격자 3천469명)로 낮았다는 점을 보면 이때 준비 없이 다급히 시험을 본 사람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이 다시 인기를 끈 때는 2002년으로, 이때는 2000년대 들어 부동산시장 경기가 회복세에 올라선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002년 13회 시험 지원자는 26만 5995명으로 처음 20만명을 넘었다.
부동산시장 활황세를 타고 커졌던 공인중개사 시험 인기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꺼졌다. 그러나 2016년부터 집값이 다시 뛰면서 공인중개사 시험 인기도 뛰었다.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실시된 30일 서울 은평중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친 뒤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1.10.30 연합뉴스
●지난해 응시자 30대 이하가 전체의 54%업계에서는 집값은 끝모르게 오르고 관련 규제는 복잡해지면서 ‘부동산 투자법’을 입시를 치르듯 공부해야 하다 보니 ‘이럴 바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자’라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31회 시험의 경우 응시자 가운데 30대 이하가 12만 3368명(1차 6만 744명·2차 4만 9760명)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하지만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장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만 2705명이고 같은 기간 폐·휴업한 공인중개사는 8945명이다. 개업하는 공인중개사 대비 폐·휴업하는 공인중개사는 매년 8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