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분양권 인기… 청약 경쟁률 230대1
28일 경북 구미 사곡동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오는 9월 입주하는 ‘e편한세상 금오파크’(총 1210가구)는 최근 서울 등 외지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던 분양권에 1500만~35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지난 5월 연휴 기간에만 미분양 물건 100개 정도가 외지 투자자 손에 넘어 갔다”면서 “발 빠른 투자자들이 쓸어담다시피 해 매물이 동났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도 비슷하다. 975가구 규모의 구미 고아읍 ‘문성 레이크 자이’(전용면적 74~138㎡) 분양권도 면적 구분 없이 최근 5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구미의 지난달 외지인 매수 아파트는 554가구로 전달(172가구)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 구미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생산라인이 이탈하면서 2015년 7월 이후 집값이 계속 떨어졌던 곳이다.
동남권 신공항 호재가 언급되는 경남 김해지역도 외지 투자자가 몰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김해의 지난 5월 외지인 매입 아파트는 1511가구로, 전달(219가구)과 비교해 7배가량 뛰었다. 경남 전체로는 5월 2549가구로 전달(832가구)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이런 영향으로 김해 신축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율하동 율하시티프라디움 아파트 85㎡는 지난해 11~12월 3억 300여만~3억 3400여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6600만원가량 오른 4억원 선에 팔렸다.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된 충북 청주 아파트의 5월 외지인 매수는 2484가구로 전월(739가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청주는 6월 규제 직전 방사광가속기 유치 호재까지 겹쳐 투자 수요를 불러 들였다.
한편 오는 8월부터 지방 광역시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를 골자로 하는 5·11 대책의 여파 속에 이번 6·17 규제에서는 제외된 지방 광역시의 분양권 가격이 오르고 청약 경쟁률이 달아오르고 있다.
당장 부산 해운대, 수영, 동래, 남구 지역 신축 아파트는 분양권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 부산 해운대구 시영아파트 46.2㎡는 지난달 초 1억 7000만원에서 이달 들어 2억 4000만원에 거래돼 불과 1개월 만에 7000만원 뛰었다. 잎서 지난 12일 청약한 부산 거제동 거제2구역 재개발지구인 거제 쌍용 플레티넘(총 482가구)은 평균 23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전·대구·광주 등 광역시에도 청양 열풍이 거세다.
부산 한 공인 대표는 “수도권 투자자들이 규제가 비교적 덜한 지방도시로 남하하고 있다”면서 “지방은 수도권보다 아파트값이 저평가 돼 있다는 인식이 강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20-06-29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