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세차시 엔진룸 물 유입 주장에 동호회원 초청해 반박
기아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쏘렌토에 대해 일부에서 세차 때 엔진룸에 물이 유입된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남양연구소에 ‘올 뉴 쏘렌토’ 동호회 등 자동차 동호회 6개의 대표가 모인 가운데 신형 쏘렌토에 대한 고압 세차 실험을 실시했다.
이는 이달 초 신형 쏘렌토의 한 동호회 회원이 수도꼭지에 샤워기를 연결해 세차한 후 엔진룸 내로 물이 유입된다며 문제를 삼은 뒤 이것이 자동차 제작 결함이나 아니냐를 두고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신형 쏘렌토의 경우 구형 쏘렌토와 달리 후드에 고무 패킹 처리가 돼 있지 않아 세차 때 과다한 물이 엔진룸 쪽으로 유입, 전기부품 손상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기아차는 이런 주장이 터무니없는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판단, 신차에 대한 부정적 이슈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동호회 대표들을 남양연구소로 전격 초청했다.
세차 때 엔진룸에 많건 적건 간에 물이 들어가는 것은 모든 차에 공통적인 현상이며, 엔진룸의 모든 내부 부품에는 방수 처리가 돼 있어 물에 닿아도 차의 성능과 내구성에 하등의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것이 기아차측 입장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기아차 관계자는 “실내는 고무 패킹 등으로 철저히 봉인 작업을 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만들지만 엔진룸은 열을 식히려면 밀폐형 구조가 될 수 없다. 세차시 어떤 방식으로든 물이 들어가게 돼 있다”며 “신형 쏘렌토의 경우 제작 기간에 여러 차례의 내구 테스트와 디자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드 부분의 고무 패킹을 없앤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이런 입장에도 동호회원들이 신형 쏘렌토의 입소문 향방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하루라도 빨리 오해를 푸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이날 테스트는 참석한 동호회 회원들이 신형 쏘렌토의 후드를 열고 엔진룸에 고압수를 직접 분사하거나, 실제 세차 상황을 가정해 후드를 닫은 채 차량 측면이나 밑으로 물을 뿌린 뒤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더라도 차량에는 문제가 없음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아울러 수입 인기 차종을 상대로 동일한 실험을 실시해 신형 쏘렌토와 마찬가지로 세차 때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번 일을 단순 해프닝으로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던 기아차가 이처럼 소비자들을 자사 제품 개발의 산실인 남양연구소로 불러들여 발빠르게 대응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신형 쏘렌토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기아차는 지난 2분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며 영업이익이 급감한 위기 상황에서 42개월 동안 총 4천5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신형 쏘렌토가 내수 시장 회복의 견인차와 해외 시장 선전의 가속 페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신형 쏘렌토는 지난달 28일 출시 이래 현재까지 약 9천600여대가 계약됐다고 기아차는 전했다.
연합뉴스